중학생이 스터디 카페에 갔다.
마침 SNS에서 7년 전 오늘이라며 친절하게 과거의 추억을 알려줬다. 그 흔한 연산 문제집 하나 풀어 본 적 없이 10 만들기 놀이( 나중에 꼭 글로 정리해 보겠다.)로 더하기와 빼기를 익힌 어린이를 위해 준비한 엄마표 수학 문제집이다. 나는 교과서와 수학 익힘 책에 나오는 문제를 변형해서 어린이가 학교 수업 후 복습으로 풀어 볼 수 있게 문제를 준비했었다.
지난 중간고사 기간까지 중학생은 집 밖에 나가서 공부를 한 적이 없다. 방과 거실을 오가며 가족들에게 공부한 내용을 설명하는 강의식 방법으로 시험 준비를 했었다. 시험 전날 갑자기 정전이 되어 촛불을 켜야 하는 상황에서도 스터디 카페를 거부하고 ’ 공부=집‘이라는 공식을 주장하던 중학생이 어제 처음으로 스터디 카페에 갔다. 비슷한 목표를 가지고 있고 취미도 맞는 영혼의 단짝 친구를 만나더니 스스로 고집하던 집 공부의 벽을 깨부순 것이다.
마음이 불편했다. 딴짓을 하는 건 아닌지, 집 아닌 곳에서 정말 공부가 되는지, 스터디 카페의 환경은 어떤지 내 통제에서 벗어난 이 상황 낯설기만 했다. 그리고 출장 중인 엄마에게 미리 귀띔을 해 주지 않은 중학생이 서운했다. 불편한 마음을 스스로 다독였다. 많은 굵직한 마음의 준비를 해야 했던 내가 심지어 이런 일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구나를 인정하는 순간 마음의 평화가 찾아왔다. 어쩔 수 없는 최강 파워 J 되시겠다.
공부를 마치고 돌아온 중학생에게 연락을 했다.
‘스카 공부가 잘 됨?’
’그런 편‘
‘엄마가 아직 준비가 안 되었나 봐, 너 나가서 공부하는 게 잔소리해서 미안해 ‘
‘ㄹㅇㅋㅋ’
‘넌 준비가 되었는데 난 계속 초등학생 엄마 상태인 듯‘
‘ㅋㅋㅋㅋㅋㅋㅋ’
‘노력할게 ‘
‘Buen buen' (좋아 좋아)
중학생은 성장하고 있었다. 나도 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