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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승환 Feb 02. 2024

어두운 팬데믹의 그림자,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

2024년 1월 한국 영화산업 박스오피스

024년 1월 한국 영화산업 박스오피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2024년 1월 한국 영화산업 박스오피스 통계입니다. 



2024년 1월에 개봉한 영화는 한국영화 37편, 외국영화 69편 등 모두 106편입니다. 전년 동월 대비 18편이 줄었습니다. 한국영화는 6편이 줄었고, 외국영화는 12편이 줄었습니다. 


1월 매출액은 74,659,699,558원이고, 관객 수는 7,748,727명입니다.


전월 대비 매출액은 54.6%, 관객 수는 53.6%가 감소했습니다. 

2023년 1월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39.8% 감소했고 관객 수는 31.1% 감소했습니다. 


지난 1월 15일 영진위가 '2023년 12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을 발표하면서 "12월 한국영화 매출 역대 2위, 극장 살아나고 있다"라고 분석했지만, 현실은 영진위의 분석과 달랐습니다. 1월 박스오피스는 전월 대비 절반 이하로 감소했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 2024.1.2. 보도자료 중에서


올해 1월 박스오피스 결과는 매우 충격적입니다. 


1월은 연중 관객이 서너 번째로 많은 달입니다. 코로나19 이전 3년(2017~2019년) 평균을 보면, 1월 관객 점유율은 9.3%로, 8월(12.4%), 12월(10.0%), 7월(9.4%) 다음으로 관객이 많았습니다. 작년에도 1월 관객 점유율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관객 수는 11,250,344명으로 월별 점유율은 9%였습니다. 작년 1월은 엔데믹 선언 이전이었다는 걸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점유율입니다. 12월, 8월, 6월, 7월, 5월 다음으로 관객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올해 1월은 성적은 매우 좋지 않습니다. 코로나19 이전 3년 평균 1월 관객 수는 14,072,180명입니다. 올해 1월 관객 수는 코로나 이전 3년 평균 관객 수의 55.1%에 불과합니다. 새로운 한 해의 시작으로는 매우 좋지 않은 결과입니다. 


극장이 살아나고 있다는 영진위의 분석과 달리 시장 회복은 매우 더딥니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월별 관객 수는 코로나19 이전 3년의 월별 관객 수 평균을 초과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2023년은 2022년보다는 관객 수가 10.9% 늘었지만, 코로나19 이전 3년 평균과 비교하면 여전히 55% 수준입니다.



올해 1월 흥행 1위 작품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위시>입니다. 1월 3일 개봉한 <위시>는 1,356,019명의 관객을 모았습니다. 1백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은 영화는 <위시>, <외계+인 2부>, <서울의 봄>, <노량: 죽음의 바다> 등 4편입니다. 150만 명 이상 관객을 모은 영화는 한 편도 없었습니다. 


2023년의 경우 <아바타: 물의 길>이 3,092,106명의 관객을 모았고, <더 퍼스트 슬램덩크>도 2백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모았습니다. 작년은 1백만 명 이상이 본 영화가 올해와 마찬가지로 4편이었지만, 시장을 이끄는 성공작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1월은 시장을 주도하는 작품이 없었습니다. 


참고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월의 흥행 1위 작품은 <극한직업>이었습니다. <극한직업>의 1월 관객 수는 4,810,447명이었습니다. 2위 작품은 <말모이>였는데 2,684,531명의 관객을 모았습니다. 이 두 작품의 관객 수만 합해도 올해 1월 관객 수에 육박합니다. 


흥행 10위 작품인 <괴물>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으로 예술영화로 분류됩니다.(1월 독립·예술영화 흥행 1위 작품입니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즈메의 문단속> 등으로 이어진 일본영화의 강세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과 로맨스 등 장르영화 중심의 흥행에서 거장 감독의 작품까지 확장되는 추세입니다. 


흥행 11위는 <길위에 김대중>입니다. 작년 흥행작품이 여전히 흥행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만합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12위, <스즈메의 문단속>의 특별판인 <스즈메의 문단속: 다녀왔어>가 15위를 기록했습니다. 첫 개봉이긴 합니다만 스트리밍으로 이미 서비스되었던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도 22위를 기록했고, <스즈메의 문단속>의 감독인 신카이 마코토의 <너의 이름은.>도 24위의 기록했습니다. 


2023년은 1월에 설 연휴가 있었지만, 올해 설 연휴는 2월입니다. 2월의 박스오피스가 1월보다 나을지 기대해 봐야겠습니다. 



올해 1월부터 한국 영화산업 박스오피스와 한국 독립·예술영화 상영시장, 그리고 글로벌 박스오피스를 월별로 결산해 보려고 합니다. 시장 현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원승환

서울 홍대입구에 위치한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한국영화산업과 독립․예술영화, 글로벌 영화산업에 대해 글을 씁니다. 일반적인 관점과 다른 관점의 글을 쓰고자 합니다. 과거 글들은 블로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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