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하나를 지웠다

by 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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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10월의 끝이 왔다. 가을은 이번에도 내게 미련만 남길 생각인가 보다.


늘 머릿속을 채우던 걱정 하나를 지웠다. 이제는 정말로 놓아줄 때가 된 것 같아서. 아니, 이제야 놓아줄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서. 사람은 스스로 강해졌다고 자부할 수 있을 때가 가장 약한 것 같아.


부딪혀보는 것만이 답인 줄을 알면서도 행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 답을 알더라도 불안은 늘 기저에 있고, 나는 어쩔 수 없는 겁쟁이라서. 두렵지 않다는 말을 구태여 입 밖으로 뱉어야 했다. 내 귀가 듣고 내 마음이 듣고 있으니까. 아아 그러나 결국 완벽을 추구해내지 못했을 때 덮치는 절망이란, 자괴감이란. 이제 그런 것쯤 무뎌진 시기에 다다랐다고 믿었는데 스스로를 또 한 번 배신하는 꼴이란.


그게 무엇이든, 이 또한 지나간다고 엄마는 늘 말씀하신다. 살면서 믿을 것은 너 자신 밖에 없다는 아빠의 당부도 잊지 않는다. 그래도 엄마, 나는 종종 머무르는 것들이 좋아요. 그래서 자꾸만 붙잡아. 아빠, 하지만 난 기어코 다른 사람을 믿고 의지해요. 더불어 사는 것의 의미를 찾고 싶어.


다만 이제 헷갈리지 않아요. 무엇이 가장 중요한 건지. 나로부터 비롯되는 모든 선택은 옳다는 확신. 내가 약하다는 것을 부끄럽지 않게 여기는 자신. 내 것이라면 결국 내게 온다는, 그렇기에 어떤 것에도 목맬 이유 따위 없다는 소신.


비로소 늘 머릿속을 채우던 걱정 하나를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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