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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눈보 Feb 27. 2023

버팀에 대한 낙관적 시선.

그 동안 일에 쫓겨 살던 날들에 대한 소회

한 동안 일과 그 일을 해내라고 재촉하는 말들에 등 떠밀려 지내왔다. 답이 없는 일이지만 기필코 답을 찾아야만 했고, 그 과정에서 알 수 없는 울컥함이 치밀어 오르기도 했었다. 그러니 그동안은 '산다'라기보다는 '버틴다'라는 쪽에 가까웠다. 아니다. 원래 버티고 살았지만, 늘 버텼던 무게보다 더 무거운 추를 하나 더 메단 상태로 지냈었다. 그렇게 하루를 돌아보는 잠깐의 휴식과 잠들기 전 갖는 책 읽는 시간을 미루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러다 문득 사는 대로 생각하고 있구나, 재촉하는 대로 바빠지고 있구나, 날 쓰는 만큼 채워주지 못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시 책을 읽고, 머리를 가동하는 데까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울컥하는 감정에 치여 화나고 짜증 나는 감정을 걸러줄 거름망 하나 없이, 정제되지 않는 말들을 얼마나 폭주하고 다녔을까. 그 과정에서 과연 내 주변을 얼마나 어지럽혔을까. 하는 약간의 후회와 함께 불편한 마음들이 불순물처럼 떠올랐다. 그리고 그 마음들이 가라앉고 나니 '더 무거운 추를 달고도 한동안 이 만큼 버텼으니, 그만큼의 근육이 생긴 거겠지' 하는 낙관을 가져본다.


낙관하는 나를 보며 안도의 한 숨을 내쉰다. 미루고 미루던 여유가 다시 찾아왔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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