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적 차별금지법으로 길을 만들어갈 정치의 역할
200626 어렸을 때,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이 참 어려웠습니다. 가령 그런 것인데요. 내가 점수를 잘 받고 등수를 높게 받으면 누군가는 등수를 낮게 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 그리고 그 때문에 나는 웃는 한편 누군가는 우는 감정이 ‘당연한 것’처럼 알게 되는 것이요. 사람들이 느끼는 여러 감정들 중 많은 것들은 경험에 의해 획득되고 학습되는 것이라 할 때, 이 경험들은 꽤나 폭력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느끼기보단 제가 나약한 사람이어서 적응을 못한다고 느꼈어요.
대변인 브리핑에는 담지 못하지만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많은 일들이 학습된 감정에 비롯된 것들이 많다고 생각하는 요즘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반응하는 것들을 두고 어떻게 봐야 할지에 대한 고민 역시 깊어집니다.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선 적어도 그 사람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정치를 하기 위해선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살펴보고, 감정을 들여다봐야 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야기는 한편 ‘해결책은 적대감보단 이해에 있다’는 뻔하고 뻔한 말로 이어집니다. 상대가 그 감정을 왜 가지게 되었는지를 함께 들여다보고, 그런 감정을 느끼게 내버려 둔 ‘그것’에 같이 따져물어보자고 말해야 할 것입니다. 더디고 쉽지 않습니다. 화내는 게 특기인 제게는 특히 어려운 일입니다. 그리고 가끔은 설명하지 않아도 괜찮은 안전한 공간에만 있고 싶은 생각도 듭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그게 정치의 몫이자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평생을 두고 가족에게 솔직할 수 없을 것 같아.’라고 말한 친구의 말을 기억합니다. ‘뭔지 잘 모르겠지만 혜민이 하는 말이면 우선 옳다고 생각해볼래.’라고 말씀하셨던 한 어른의 말도 기억합니다. 동성애 반대를 외치는 이들 앞에서 바이올린을 켜던 퀴어퍼레이드의 참여자를 기억합니다.
그 사람들을 생각하며 브리핑을 이어갔습니다.
“‘#우리는없던길도만들지’라는 온라인 퀴어퍼레이드의 해시태그처럼 정의당도 없던 길도 만들어 혐오와 차별에 맞서는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사회를 기필코 만들겠다.”
정의당이 만들어가야 할 길이 많습니다. 길이 만들어지고 그 길을 걸어본 사람은 교과서에서 보지 못했던, 배운 적 없었던 사람들의 삶을 알게 될 것입니다. 사실은 곁에 있었던 주변 사람들을 알아가고 그 관계에서의 무수히 많은 감정을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내가 나로서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_차별금지법이_필요하다
고아라 님이 전해준 해시태그를 자연스레 이어갑니다.
국회 본청, 제 자리에 건 무지개를 공유드리며-
오늘도 안녕하는 밤! 정의당 대변인 일기입니다.
#정의당대변인일기 #이기는페미니즘당신을지키는정의당 #정의당다운정의당의마이크 #오늘도안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