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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만 Jun 24. 2020

순직보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이가 많다는 것

맥락 있는 죽음들, 노조 할 권리가 보장되어야 할 이유


200617 재난현장에서의 순직보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소방공무원이 많다는 걸 대변인 브리핑을 준비하며 알게 되었습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자살을 선택한 소방공무원은 56명으로 같은 기간 순직한 소방공무원 23명보다 두 배 이상 많았습니다.

우울감을 호소하다 세상을 등지는 이들은 낯선 소식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누군가의 고통과 죽음을 마주하는 것은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예전에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인턴으로 일할 때, 출근한 아침부터 퇴근할 때까지 소위 [인권에 관한 보도들]을 봤습니다. 일했던 2009년에는 쌍용차 사태가 있었고 테이저건을 그때 알았습니다. 테이저건 사용에 별 말하지도 못했던 인권위의 무능함이 컸습니다. 무력했던 날들이었습니다.

이름 없는, 혹은 이름이 있어 맥락이 생겼으나 해결되지 않는 죽음들을 기사들을 통해 봅니다.


관련한 정부 정책들도 보입니다. 센터 설립, 상담비 지원... 필요한데 노동환경에 따른 스트레스를 어떤 방식으로 해석하고 해결하려고 노력하느냐에 따라 달렸다는 걸 다시 확인합니다. 그러다 보면 결국 직무 특성에 대한 고려, 이에 대해 명확한 소통창구를 갖는 것, 노동조합 설립 보장-으로 이어집니다. 어쩔 수 없는 거 아닐까요. 대학 내내 아빠가 속한 노조의 장학금을 받았기에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던 나이기도 합니다. 사회의 안전망은 없었습니다. 그저 노조가 아빠를, 나를 지켜주고 있었습니다.

오늘 브리핑에선 경찰청, 소방청 본청의 직장협의회가 출범한 소식을 전했습니다. 경찰, 소방 공무원들은 다른 공무원들과 달리 헌법이 보장한 노동권에서 배제되었고 공무원 직장협의회조차 설립할 수 없었습니다. 지난해 법 개정으로 직장협의회는 가능해졌지만 공무원의 근무환경 개선, 업무능률 향상 및 고충처리 등을 다룰 뿐 단결권, 단체교섭권 등 노동권을 보장하지는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합니다. ‘노조 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국회 소통관에서 마이크를 잡고 전했습니다. 소통관에는 다른 기자회견으로 노조 조끼를 입은 분들이 보였습니다.

오늘도 안녕하는 밤! 정의당 대변인 일기입니다.

#정의당대변인일기 #이기는페미니즘당신을지키는정의당 #정의당다운정의당의마이크 #오늘도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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