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소 피자가 땡기면 유명 프랜차이점도 좋지만, 동네 숨은 피자 맛집도 자주 이용한다.
특히, 집 근처 '피자 브라더스'를 애용하는데, 물론 맛있기도 하지만, 매번 '100원의 뇌물'을 함께 전달받는 경험이 계속해서 내 기억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피자를 주문하면 100원짜리 동전과 함께 아래 문구가 적힌 엽서가 함께 전달된다.
100원의 뇌물, 주문하실 때 사용된 전화와 데이터 요금을 작지만 감사한 마음을 담아 돌려드리고자 합니다.
물론 100원은 아주 적은 돈이지만, 고객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피자와 함께 센스 있는 서비스로 표현하여 전달되는 고객 경험에 아주 반해 버렸다. 고객은 같은 돈을 쓰더라도, 제품뿐만 아니라 예상하지 못했던 긍정적인 서비스까지 함께 경험할 때 더더욱 만족감이 커지기 마련이다.
이 경험을 하면서 두 가지 얘기가 떠올랐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은 테드 강연에서, 스프링 NYC라는 신규 쇼핑 어플을 소개하며,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어플은 스프링 NYC팀의 직원이 손으로 직접 쓴 개별 감사 편지는 물론이고, CEO의 감사 이메일을 보낸다.” 그러면서, ‘마지막이 매우, 매우 중요하다’. 고 강조한다.
또한, UX Review Customer Experience Branding 책에선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마지막이라는 기억의 단계는 또 생생한 놀라움을 위한 좋은 단계가 된다. 예측할 수 없는 놀라운 사건은 예상했던 순간들보다 기억될 가능성이 더 높다.우리는 자사 브랜드를 통해 고객들에게 우리가 제공하는 혜택을 상기시키는 법과 긍정적인 속성을 강화할 수 있는 법을 항상 고려해야 한다,”
가끔 일부 음식점들의 경우,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한 상태의 음식들이 배달되거나, 예상시간보다 너무 늦게 배달되는 경우가 있는데, 고객의 컴플레인을 수용하고 죄송하다는 태도를 보이기 보다는, 투명스럽게 다음에 시키시면 서비스를 하나 더 얹어준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사장들이 많다.
하지만, 이때 대다수의 고객은 “그럼 다음에 시켜서 혜택을 받아야지”라고 생각하기보다, 다음부터 절대 해당 음식점을 이용하지 않을 다짐을 하게 된다. 자신의 컴플레인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지금 당장이라도 다시 보내드리겠다는 말을 전달하는 사장이 있다면, 고객은 오히려 "다음에 더 맛있게 부탁드린다"고 말할 사람들이 더 많았을 것이다.
7번의 긍정적인 경험을 하더라도, 1번의 부정적인 경험이 이를 모두 상쇄시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늘 고객이 제품/서비스를 이용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고객에게 긍정적인 경험이 되도록, 또 그 경험이 좋은 기억으로 남도록 하는 것이 중요함을 인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