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nsight coco Jan 03. 2021

현대의 플랫폼 기업이 ‘우버 택시’에게 배워야 할 점

“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고객 경험 한 가지를 말해주세요”

IBM 공채 입사 면접 때 받았던 질문 중 하나이다.


평소에도 이용하는 여러 서비스들의 고객 경험 인사이트를

정리해오던 내겐 해당 질문은 크게 답하기 어렵지 않았다.


“저는 인도에서 경험한 우버 택시 서비스의 고객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당시 내가 인도에서 겪었던 경험이

요즘의 플랫폼 기업에게 많은 교훈을 남기는 것 같아

그때 경험을 작성해보려 한다.




2016년 한 해는 인도에서 현대자동차 인턴을 하던 때였는데, 출퇴근은 회사에서 제공되는 개인 기사 차량을 이용했지만, 가끔 가다 기사분의 사정으로 인해, 가용 가능한 차가 없을 경우, 우버 택시를 이용해야만 했다.


이 날도 여느 날과 다름없이 기사분의 사정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우버 택시를 불러야만 했다.


우버 택시를 이용할 때는 늘 크게 두 가지의 어려움에 직면해야 했다.


우선 나의 픽업 위치가 앱에 기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통화를 통해 다시 알려줘야 했다. 특히, 기본적으로 모든 기사가 영어를 구사하는 게 아니었기에 더더욱 애를 먹었다.


두 번째는, 고객을 속이려고 드는 기사가 많았다.

물론 인도 내 타 경쟁사 서비스 보단 여러모로 나았지만,

한국에선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


회사에 도착했을무렵 나는 큰 단위의 화폐 밖에 가지고 있지 않아, 500루피를 냈는데, 이 날도 우버 택시 기사는 어김없이 잔돈이 없다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었다.


지각을 하지 않는 게 500루피를 잃는 것보다 타격이 덜 심했기에, 오랜 시간 실랑이를 하지 않고, 큰돈 잃어버림 셈 치고 그냥 택시에서 내렸다.


카카오 택시와 마찬가지로, 당시 우버 앱에서도 택시 이용 후 기사에 대한 별점 평가가 진행되었는데, 나는 큰 고민 없이 바로 최저 점수를 입력하고, 회사 건물 안으로 향했다.


그런데 얼마 있지 않아 나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우버 택시였으며, 내게 어떤 이유에서 1점을 부여하게 되었는지 질문을 하였고 나는 아침에 일어난 사건 그대로 전달하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우버 측에서는 정중한 사과와 함께

내가 지불했던 전체 금액을 환불을 해주는 것이었다.


이때 처음 느꼈다. 플랫폼 회사로써 고객에게 갖춰야 할 기본적인 자세가 무엇인지를.


나는 이날 우버로부터 이 한통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면,

지금까지도 우버에 대한 인식이 좋지 못했을 것이다.


특히, 인도라는 열약한 환경 속에서 서비스 프로바이더인 택시 기사들을 관리하고 교육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버는 현장에서 발생 가능한 서비스 이용 고객들의 고충들을 방치하지 않고, 그들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고객을 케어하고, 고객이 느끼는 부정적인 고객 경험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벌써 5년 전의 플랫폼 기업마저도 이렇게 고객을 케어하려는 모습을 많이 보였던 반면,

요즘은 수많은 플랫폼 서비스들이 출시되고 경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프로바이더와

고객 간의 중계 거래 성사에만 신경을 쓰고, 그 외 발생하는 이슈들에 대해선 케어하거나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려는 모습은 크게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특정 플랫폼을 이용해 서비스를 이용하였지만, 이슈가 생겼을 땐 하나같이, 본인들의 소관이 아니니

해당 업체에 직접 전화해 얘기하라는 정해진 멘트만 떠넘기기 일수다. 그 멘트를 듣는 고객의 입장은 크게 고려되지 않는다.


플랫폼의 역할이 결코 더 편리한 탐색, 비교, 결제에서만 멈춰서는 안 된다. 서비스 이용 전후에 발생하는 고객 경험 이슈들에 대한 책임 또한 적극적으로 나서서 케어하지 않는다면, 해당 기업은 결코 고객들로부터 오랜 기간 사랑받는 서비스가 되진 못할 것이다.


By Insight Coco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