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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sight coco Jul 08. 2021

비이성적 행동의 법칙

UXer라면 꼭 알아둬야 할 UX 상식

인간은 신기하게도 각기 다른 자아와 성격을 지녔지만, 또 한편으로는 인간이기에 공통으로 작용하는 ‘인간 본성의 법칙’이 존재한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예로 ‘비이성적 행동의 법칙(Irrationality)’을 들 수 있다.


<인간 본성의 법칙 18가지 : The Laws of Human Nature 저자_로버트 그린>


보통 우리는 계획을 세우거나 의사 결정을 내릴 때 내재된 기분이나 느낌이 사고 과정에 얼마나 많은 왜곡을 초래하는지 자각하지 못하며, 안 좋은 일을 당할 때 보통 원인을 자신이 아닌 외부에서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 이를 보통 우리는 ‘비이성적 행동의 법칙’이 작용한다고 표현한다.


이러한 비이성적 성향을 인지하지 못할 경우 일상을 살아가며 잘못된 결정이나 오판을 저지를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기 때문에, 우리에게 존재하는 비이성적 성향이 무엇인지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 필자 또한 UX 컨설팅, UX 리서쳐로 활동하며 스스로를 이성적인 사람이라고 자부하며 살아왔지만,  ‘비이성적 행동의 법칙’을 알고 나서야 결국 스스로가 범했던 평소의 흔한 실수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람의 비이성적인 행동은 경제 거품을 만든다.

사람들의 비이성적 행동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상황은 단연 '돈'과 관련된 부분이다. 초보 투자자 중에 초반부터 직감과 감정에 의존하여 투자하는 사람은 많지 않으며 오히려 체계적인 공부를 통해 자신이 투자할 종목 선택에 있어 매우 신중하고 이성적으로 대응한다.


하지만 초반 다짐과 달리 초심자의 행운(투자 초반부터 우연히 큰돈을 획득하는 것)을 경험하거나 지금과 같은 경기 대호황 시기에는 비교적 쉽게 수익을 낼 수 있다 보니 사람들은 점차 감정적으로 돌변한다. 코인 투자, 밈 주식 등의 자산들의 합리적인 가치를 매기는 게 무의미 해지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더더욱 감정적으로 호소하기 시작했고 기존에 하던 공부는 자신의 투자 선택이 옳았음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다.


지금 상황은 마치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매우 유사하다. 당시에도 고도로 복잡한 금융 파생상품들의 정확한 손익을 그 누구도 측정할 수 없었지만 투자자들은 하루에도 수백만 건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결국 눈먼 돈의 유혹에 빠진 투자자들은 점차 감정적으로 변해 수많은 탈출 기회를 직시하지 못하고 거대한 경제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탐욕, 눈먼 돈, 빠른 결과를 좋아하는 사람의 성향상 인간은 어떠한 통제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또한, 경제시장에 지속적인 거품이 생성되는 이유도 우리의 과거 범했던 잘못을 깊게 파헤쳐 보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면서 같은 문제,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부정적 패턴을 만들어내는 것도 경제 거품이 재발하는 것과 똑같은 모양새를 취한다. 현재 우리가 몰두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 자신이 너무 감정적으로만 호소하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를 돌아봐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이성적인 사람이 되는 방법,  안의 ‘편향 자각한다

사람은 결코 자신의 ‘기분’이나 ‘느낌’을 실시간으로 자각할 수 없는 만큼 두 가지는 우리 내면에 6가지의 편향들을 만들어 내며, 이 편향들이 우리를 비이성적으로 행동하게 만든다.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 ‘이성적으로 판단하겠다’고 하면서도 결국 우리가 고수하는 생각들은 나의 긴장을 완화시키거나, 우월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행동에 지나치지 않는다. 생각의 편향들이 결국 현실을 왜곡해 우리가 내려야 할 결정들을 잘못된 길로 안내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 내 기분이 왜 이런지를 분명히 알고 충동을 인식함으로써 저도 모르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사고할 수 있도록, 우리 안에 존재하는 6가지의 편향들이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6가지 종류의 편향: 확증, 확신, 겉모습, 집단, 탓하기, 우월성>


확증 편향

‘나는 증거를 살펴보고 대체로 이성적인 의사결정을 내려’

확증 편향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답정너’이다. 확증 편향의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은 자신이 많은 증거들을 살펴보고 감정적으로 동요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실상 자신이 이미 정해놓은 결론의 타당성을 더해줄 만한 증거들을 수집하기 바쁘다. 결국 자신이 내린 결론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에 의한 것임을 타인에게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설득하려 한다. 특히, 어떤 일을 새롭게 계획할 때 불확실성 또는 위험 부담이 높은 경우 확증 편향이 주로 발동된다.


컨설팅 업무를 하던 시절 고객사 직원들이 대게 확증 편향을 가지고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객관적인 근거하에 제시했던 많은 제안들 가운데 결국 고객사에서 원하는 결과들만 골라서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었다. 업무 의뢰 당시 자신들이 이미 자체적으로 결론지었던 내용에 근거로 삼을 수 있는 내용들만 추려 가는 방식이었던 것이다. 결국 그들은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이미 확신하면서 근거가 될 자료를 찾는 일을 컨설팅 업체를 통해서 대신 진행했던 것에 불과했다.


확신 편향

“내가 이토록 확신한다면 틀림없는 사실이야”

자신이 내린 결론은 이미 존재하지만 여전히 100% 확신하고 있지 못한 경우에 ‘확신 편향’을 가진 사람들은 스스로를 설득하기 위해 추가적인 노력을 기울인다. 특히 자신의 확신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있을 경우 더 격양된 반응을 하는데, 이는 자신이 이 정도의 에너지를 낼 정도라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이 확신이 절대 거짓일 수 없다고 스스로를 설득하는 행위라고 해석할 수 있다. 더 강하게 주장하는 사람일수록 우리는 해당 인원이 더 면밀히 해당 아이디어를 검토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하며, 반면 누군가 좀 더 조심스럽고 머뭇거리면 우리는 그의 주장에 근거가 약하고 확신이 없어서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가 세일즈 맨이나 선동가에게 취약한 이유도 그들은 우리를 설득하기 위해 온갖 확신을 보여주기 때문에 우리는 대부분 속게 된다.


UX 리서쳐 업무를 하면서도 확신 편향은 자주 일어난다. 보통 리서치를 할 때 여러 명의 테스터를 대상으로 진행하는데, 초반 몇 명에서 발견된 이슈를 마치 전체의 이슈인 것처럼 결론짓는 경우가 있다. 이는 빠르게 이슈들을 확정 지음으로써 뒤에서 요구되는 분석 과정을 최소화하여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인데, 이렇게 리서치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추후 큰 오류를 범할 수 있다. 또한, 각각의 테스트 과정에서 테스터들이 언급한 얘기나 보였던 행동을 보면서 ‘역시 내 판단이 맞았어’, ‘그래 이게 역시나 가장 큰 이슈야’라고 하는 등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대로 근거를 모으거나, 급히 특정 카테고리에 집어 놓고 서둘러 결론짓는 경우도 허다하다.


겉모습 편향

“나는 내가 상대하는 사람들을 잘 알고 있어. 내가 보는 게 그들의 실체야”

우리는 사람들의 실체를 보는 게 아니라, 눈으로 보이는 것만 보고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사회 속에서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비이성적 행동을 감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데 이를 호손 효과라고도 부른다. 이렇게 감춰진 모습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대게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사실이라고 믿는다. 더욱이 훌륭한 외모의 소유자를 볼 때 우리는 실제보다 더 신망 있게 바라보게 되는 경향이 있는 데 성공한 사람을 보면 우리는 그가 양심적이고 그런 행운을 누릴 만한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테스터와 대면한 상태에서 여러 가지 질문을 물어볼 때 겉모습 편향에 도취되거나, 그들의 호손 효과에 넘어가선 안된다. 제품/서비스에 대한 솔직한 후기를 듣고 싶겠지만 테스트 참여자의 입장에서는 인터뷰 진행자를 대면한 상태에서 올바른 말, 더 격식 있어 보여야 한다는 특유의 압박감을 느끼게 되면서 실제 생각과는 다르게 얘기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집단 편향

“내가 가진 생각은 내 생각이야. 나는 우리 집단의 말을 듣는 게 아냐, 나는 무조건적으로 동조하는 게 아냐”

우리는 태생적으로 사회적 동물이다. 무리와 다르거나 고립되었다는 느낌은 사람을 우울하게 만들거나, 겁먹게 만든다. 사람은 자신과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는 사람을 발견하면 어마어마한 안도감을 발견한다. 실제 우리가 어떤 아이디어나 의견을 수용할 때는 그 생각이 이런 안도감을 가져다주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끌림을 자각하지 못한 채 온전히 내 힘으로 어떤 아이디어나 결론에 도달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UX 리서쳐 업무를 하면서 때로는 개인적으로 발견한 인사이트를 팀에게 공유하고 가치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자신의 의견이 팀 내 무조건적으로 수용되지 않을 수 있다는 압박감과 두려움 속에 의견 피력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반대로 자신의 의견이 팀 내 옹호를 받는 경우 자신이 해당 의견에 대해 가지고 있던 확신이 대폭 증가하여, 해당 의견이 순전히 자신의 실력에 의해 도출된 의견이라고 망상을 가지게 되는 경우도 있다.


탓하기 편향

“나는 내 경험과 실수에서 배워”

탓하기 편향은 실수나 오류를 자기 자신으로부터 찾는다라는 관점에서 좋게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탓하기 편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깊게 들여다보는 게 너무나 고통스럽기에 겉으로만 자신의 잘못이라고 빠르게 결론 지어 버리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사람은 실수를 범하면 자신이 느끼는 자신에 대한 우월감이 정당한지 의문이 생기고 자존심에 금이 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다시 비이성적으로 변하게 되고 자신의 잘못을 까먹게 된다. 결국 계속해서 사람들은 욕망과 감정에 휩싸여 같은 실수를 거듭하게 된다.


우월성 편향

‘나는 달라, 나는 남보다 더 이성적이고 윤리적이야’

내가 아무리 몇 번이고 오타를 확인해도 발견하지 못했던 오류가 꼭 남에게 검수를 요청하면 한 개 이상씩 새롭게 발견되는 경험을 해 본적이 있을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너무나 익숙해 있기 때문에, 자신이 범하는 잘못이나 비이성적 성향은 보지 못하고 남들의 잘못은 더 눈에 잘 띈다.


특히 집단 편향과 유사하게 타 팀의 사람들이 내놓은 의견들은 이성적 원칙에 근거한 것이 아니며 우리팀 의견은 무조건적으로 이성적인 주장이라고 믿는 것도 우월성 편향에 해당된다. 우리는 자신이 이성적이고, 점잖고, 윤리적이라고 생각하고 싶은 마음이 큰데 그런 것들이 우리 문화에서 크게 장려하는 자질이기 때문이다.


Wrap Up

오늘은 인간 본성의 법칙 중 ‘비이성적 행동의 법칙’과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다양한 편향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았다. 결국 인간이라면 그 누구도 완벽하게 이성적일 수 없지만, 자신의 비이성적 성향을 기꺼이 인정하고 경계를 늦추지 않음으로써 이성적인 사람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전달하고자 하였다.


특히 자신이 UX 관련 종사자라면 오늘 터득한 편향에 대해 더욱더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자신의 판단의 속도를 늦추고 겉으로만 보이는 모습으로만 결론을 짓는 일을 줄임과 동시에 현상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동원할 줄 알아야 한다.


강한 비이성이 나타나는 것은 흔히 어떤 압박으로 인해 감정이 격앙되었을 때 내가 혹은 누군가가 가장 아끼는 신념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을 부정하는 증거부터 찾아보는 습관이 항상 몸에 배도록 할 때 남들과는 조금은 더 차별화된 UXer가 될 수 있을 것이다.


by insight.co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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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인간 본성의 법칙: The Laws of Human Nature_저자 Robert Greene

이미지 리소스: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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