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LISBON, PORTUGAL
리스본은 기본적으로 언덕 길이 많다.
포르투갈의 전통 음식이라는 문어국밥집 역시 언덕길을 한참 올라 겨우 찾아냈다.
가정집이라고 해도 모를 정도로 규모도 작고 간판도 제대로 없어서
정확한 주소를 몰랐으면 절대 못 찾았지 싶다.
비스듬한 오르막길에 있는 이 가게에는 작은 테이블이 여섯개쯤 있고,
약간 시골에 동네 단골들이 찾는 작은 식당 같은 느낌이다.
문어국밥과 함께 바깔라우 요리를 시켰다.
피노키오에서 이미 해물국밥을 먹어본 나는 문어국밥보다는
바깔라우 요리가 더 신선했다.
바깔라우는 대구를 뜻하는데,
찐 대구살과 밥 그리고 짧고 얇은 감자스틱 같은 것을 넣고 익힌 요리였다.
처음에 봤을 때는 계란 볶음밥처럼 보였는데,
한 입 먹어보니 적당히 짭짤하고 독특한 감자의 식감까지 더해져
아주 만족스러운 식사가 되었다.
결과적으로는 문어국밥과 바칼라우 모두 밥이 들어가 탄수화물 과잉인 식사였지만
리스본의 언덕을 하루종일 오르락내리락 했으니 그 정도는 괜찮으리라.
와인 반 병에 기분이 썩 좋아진 M이 웨이터 아저씨에게
바칼라우에 들어간 감자스틱의 이름이 무어냐고 물었다.
아저씨는 잠시 사라지더니 BATATA PALHA라는 글씨가 적힌 작은 메모지를 주셨다.
시장에 가서 이걸 달라고 하면 이런 얇은 감자스틱을 살 수 있다고 덧붙이며.
이 작은 음식점을 나오며 벽을 한 바퀴 두른 타일이 눈에 들어왔다.
타일마다 하나씩 글귀가 적혀있었는데 그 중 가장 짧고 쉬워보이는 것을 기억했다가 찾아보았다.
AMOR COM AMOR SE PAGA.
사랑은 사랑으로 갚는다. (LOVE IS REPAID WITH LOVE.)
타일벽까지 사랑스러운 리스본의 작은 가게, 아 프리마베라 두 제로니무.
하드커버 양장본
식도락가 아미씨의 일러스트 기록
<EAT, DRINK, SPAIN!>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