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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미 씨 Oct 17. 2016

리스본 언덕 길의 작은 맛집, 문어국밥과 바칼라우.

2016. LISBON, PORTUGAL 


리스본은 기본적으로 언덕 길이 많다. 

포르투갈의 전통 음식이라는 문어국밥집 역시 언덕길을 한참 올라 겨우 찾아냈다.

가정집이라고 해도 모를 정도로 규모도 작고 간판도 제대로 없어서 

정확한 주소를 몰랐으면 절대 못 찾았지 싶다. 


비스듬한 오르막길에 있는 이 가게에는 작은 테이블이 여섯개쯤 있고,

약간 시골에 동네 단골들이 찾는 작은 식당 같은 느낌이다. 

문어국밥과 함께 바깔라우 요리를 시켰다. 

피노키오에서 이미 해물국밥을 먹어본 나는 문어국밥보다는 

바깔라우 요리가 더 신선했다.


바깔라우는 대구를 뜻하는데, 

찐 대구살과 밥 그리고 짧고 얇은 감자스틱 같은 것을 넣고 익힌 요리였다.

처음에 봤을 때는 계란 볶음밥처럼 보였는데,

한 입 먹어보니 적당히 짭짤하고 독특한 감자의 식감까지 더해져 

아주 만족스러운 식사가 되었다. 


결과적으로는 문어국밥과 바칼라우 모두 밥이 들어가 탄수화물 과잉인 식사였지만

리스본의 언덕을 하루종일 오르락내리락 했으니 그 정도는 괜찮으리라.


와인 반 병에 기분이 썩 좋아진 M이 웨이터 아저씨에게

바칼라우에 들어간 감자스틱의 이름이 무어냐고 물었다. 

아저씨는 잠시 사라지더니 BATATA PALHA라는 글씨가 적힌 작은 메모지를 주셨다.

시장에 가서 이걸 달라고 하면 이런 얇은 감자스틱을 살 수 있다고 덧붙이며.


이 작은 음식점을 나오며 벽을 한 바퀴 두른 타일이 눈에 들어왔다.

타일마다 하나씩 글귀가 적혀있었는데 그 중 가장 짧고 쉬워보이는 것을 기억했다가 찾아보았다.

AMOR COM AMOR SE PAGA. 


사랑은 사랑으로 갚는다. (LOVE IS REPAID WITH LOVE.)


타일벽까지 사랑스러운 리스본의 작은 가게, 아 프리마베라 두 제로니무. 




하드커버 양장본

식도락가 아미씨의 일러스트 기록 

<EAT, DRINK, SPAIN!> 출간


http://aladin.kr/p/5os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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