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BARCELONA, SPAIN
지중해의 항구도시인 바르셀로나는 여러모로 매력적인 곳이지만,
나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을 꼽으라면 깨끗하고 파란 바다다.
다른 도시들은 모두 처음이지만, 바르셀로나만은 두번째다.
파리에 잠시 살고 있을 때 바르셀로나에 놀러와서
그 투명하고 푸른 바닷물에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
(발이 아프도록 큰 돌밭에 생각보다 깨끗하지 않았던 니스 바다에 실망한 다음이라서일까. 물론 모든 니스 해변이 그렇진 않겠지만)
바르셀로나따 해변은 람블라스 거리의 끝 지점, 콜롬버스 동상에서
해변을 따라 쭉 걷다보면 나오는데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사람들로 모래사장은 만원이었다.
아직 여름이 충분히 무르익지 않았는지, 햇빛이 따가운데 반해서
바닷물은 정신이 번쩍 들도록 찼다.
그렇지만 바닥이 투명하게 비쳐보일 정도인 바다에 매료되어
M이 내가 어딘가 휩쓸려간게 아닌가 걱정할 때까지 가를 따라 오래도록 바다에 몸을 맡겼다.
신나게 수영을 했으면 다음은 역시 저녁식사다.
해변가에서 대충 옷을 갈아입고 쫄딱 젖은 머리를 하고 들어간 곳은
엘 레이 데 라 감바EL REY DE LA GAMBA, 새우의 왕이라는 뜻이다.
바닷가 = 해산물이라는 단순한 공식에 따라 찾은 이 음식점은
푸짐한 양이 그 매력포인트인듯 했다.
레몬즙을 뿌려먹는 홍합 한 접시가 나오고
곧 이어 양상추 위에 그릇 테두리를 따라 새우, 가운데에는 생선구이, 오징어, 씨갈라스(가재처럼 생긴 바닷게) 등이 층층이 쌓인 해산물 모둠.
거기에 웨이터 아저씨가 추천해주신 차갑게 칠링된 화이트 와인까지.
해산물 모둠은 '새우의 왕'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른 것보다 새우가 압도적으로 맛있었다.
우리는 이미 너무 거대한 플래터를 시켰기 때문에 다른 메뉴를 넘 볼 여유는 없었지만,
뒷테이블에 앉아있던 금발머리 아가씨들이 시킨 빠에야도 아주 맛있어 보였다.
언제 다시 올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도 공연히
다음에 오게 되면 빠에야도 시켜보리라 다짐하는 나였다.
하드커버 양장본
식도락가 아미씨의 일러스트 기록
<EAT, DRINK, SPAIN!>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