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루텐 프리 비건 베이킹
이동제한 3주째이던 지난주, 베이킹은 하지 말아야지.. 하고 버티고 있었는데 호텔 마릴린 님의 브라우니 레시피를 보고 그 다짐을 내팽개치고 바로 그다음 날 구워 버렸다. 집에 오래 앉아 있으니까 간식은 당기는데 뭘 구워두면 한 판인데 나눠 줄 수도 없고, 결국 내가 다 먹을 텐데 베이킹이란 보통 엄청난 칼로리! 설탕을 줄여도 달다구리 베이킹을 한다면 설탕을 줄이는데도 한계가 무엇보다 지방량 때문에 작은 조각도 열량이 꽤 높게 되어서 참고 있었는데.. 사 먹는 것 한 조각 가격으로 한 판 이상을 구울 수 있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사 먹으면 보통 한 조각씩만 먹지만 집에서 한 판 구우면 한 조각만 먹을 수 있나?
그래서 봉쇄 생활 간식은 다크 초콜릿으로 연명하고 있었지만 위의 레시피는 오일이 안 들어가고 레시피 자체도 소량이라 구워둬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물론 오븐을 한번 켤 때 이렇게 조금만 구우면 에너지 낭비니까~ 하는 마음으로 위에 나온 레시피의 2배로 늘려서 구웠는데 이 조차도 보통 케이크 한판 구울 때의 1/2 정도의 양이었다.
근데 재료를 준비하다 보니 없는 재료들도 좀 있었다. 다행히 프랑스는 휴지 사재기는 없는데 밀가루가 자주 동 나서 (다들 집에서 베이킹 하나보다) 전에 쟁여둔 현미가루를 썼고(그래서 어쩌다 글루텐 프리), 플렉스 밀(아마씨 가루)도 없는데 다른 레시피에서도 보통 생략해도 괜찮길래 그냥 빼고, 바닐라도 없으니 빼고, 초콜릿은 사 둔 게 양이 얼마 안 되길래 있는 만큼만 썼다. 초콜릿은 있다면 레시피대로 다 넣을수록 맛있는 것은 진리일 듯! 그리고 개인 취향에 맞춰 설탕량도 좀 줄이고 하다 보니 꽤 다른 레시피가 되어 버렸기 때문에 새로이 공유를 해 보려고 한다.
이 레시피를 바탕으로 수정된 레시피입니다.
양은 파운드 틀 1/3 정도 높이, 카페에서 파는 브라우니 4개 정도가 나오는 분량.
물 90g
애플소스 90g
설탕 50g (저한텐 좀 달달했는데 단 디저트를 좋아하시면 70-100g까지 넣으셔도 될 것 같아요.)
카카오 파우더 50g
소금 2g (역시나 무게 재지 않고 한번 휘 둘러 넣음)
베이킹파우더 2g (사실 무게 안 재고 대충 1 티스푼 정도 넣었다)
현미가루 90g (밀가루 가능. 원래 레시피는 밀가루임)
비건 (다크) 초콜릿 25-100g (압정 정도 크기로 칼로 다짐)
1. 오븐을 175도로 예열한다. 금속 팬이라면 팬에 유산지를 깔거나 기름칠을 해 준다. 나는 실리콘 팬을 썼기에 생략!
2. 믹싱볼에 베이킹파우더와 현미가루, 초콜릿을 뺀 모든 재료를 넣고 골고루 섞는다. 특히나 카카오가루가 뭉치지 않고 잘 섞이게 거품기나, 거품기가 없다면 포크로 열심히 섞어 준다.
3. 2에 현미가루와 베이킹파우더를 넣고 잘 섞는다. 글루텐이 없으니 힘껏 저어서 섞어줘도 된다.
4. 초콜릿 70g은 반죽에 넣고 섞고, 팬에 고르게 넣은 후 위에 나머지 초콜릿을 뿌린다.
나는 집에 초콜릿이 25g 밖에 없어서 그것만 썼는데 더 있다면 100g 다 넣으면 더 초코초코 한 브라우니가 될 듯.
5. 오븐에서 20분간 굽는다. 양이 원래 레시피의 두배라서 원래 시간보다 (15분) 좀 길게 25분 구웠는데 살짝 퍽퍽해진 것 같음. 20분 구우면 가운데가 아직 액체처럼 보일 수 있는데 식으면 굳기도 하고 그래야 퍽퍽하지 않고 꾸덕한 브라우니가 된다!
6. 식히면 완성! 식으면 밀폐용기에 담아두면 다음날 더 촉촉하고 맛있다.
브라우니를 굽고 아끼고 아껴서 사흘 동안 나눠서 먹었다. 다 떨어져서 더 구워야지 했는데 코코아 대신 흑임자 가루를 넣으면 어떨까 싶었다. 서울에 새로 생긴 비건 흑임자 아이스크림과 여기저기 엄청 많은 흑임자 케이크들을 사진으로 보며 군침만 흘리고 있었기 때문에...
위에 설탕을 50g만 넣었는데도 꽤 달아서 (원래 레시피 대로라면 140g을 넣었어야 함), 흑임자는 코코아 파우더처럼 쓰지도 않으니까 아예 안 넣으면 어떨까 싶었다. 약간 떡을 먹는 느낌으로 은은한 단맛이 나게? 그리고 물 대신 애플소스를 두배로 늘렸다.
이 레시피를 바탕으로 수정된 레시피입니다.
양은 파운드 틀 1/3 정도 높이, 카페에서 파는 브라우니 4개 정도가 나오는 분량.
애플소스 180g
흑임자 가루 25g
소금 2g (무게 재지 않고 한번 휘 둘러 넣음)
베이킹파우더 2g (이번에 무게 잼)
현미가루 73g (현미+생콩가루 대신 90g 전부 밀가루로 해도 가능할 듯)
생콩가루 17g (현미가루가 모자라서 다 넣고 나머지는 집에 있던 가루 아무거나 넣었더니 비율이 이럼. 70g, 20g 해도 괜찮을 것 같다)
1. 오븐을 175도로 예열한다. 금속 팬이라면 팬에 유산지를 깔거나 기름칠을 해 준다. 나는 실리콘 팬을 썼기에 생략!
2. 믹싱볼에 애플소스와 흑임자가루, 소금을 넣고 골고루 섞는다. 특히나 흑임자 가루가 뭉치지 않고 잘 섞이게 거품기나, 거품기가 없다면 포크로 열심히 섞어 준다.
3. 2에 현미가루, 생콩가루와 베이킹파우더를 넣고 잘 섞는다. 글루텐이 없으니 힘껏 저어서 섞어줘도 된다.
4. 오븐에서 20분간 굽는다.
5. 식히면 완성!이지만 식기 전에 1/3 정도 먹어버렸다.
생콩가루를 넣어서 그런 건지, 현미가루로만 해도 이런 식감이 나올지 잘 모르겠지만 아주 포슬포슬 폭신한, 달달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심심하지도 않게 딱 적당히 은은하게 단맛이 느껴지는 흑임자 케이크가 나왔다. 굽자마자 절반 정도를 먹어버리고, 초인적인 인내로 절반은 다음날 아침으로 먹었다.
바로 더 굽고 싶었는데, 현미가루가 다 떨어지고, 포장재 없이 현미가루를 사려니 조금 먼 상점에 가야 되어서 이동제한의 시대에 선뜻 내키지가 않는다. 흑임자 케이크를 먹고 싶은 마음이 장 보러 멀리 가는 귀찮은 마음을 이기면, 아마도 이번 주말에 새로 장을 보고 새로 케이크를 굽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