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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덕 Jul 27. 2019

공감 한 번에 천냥 빚도 갚는다

누구를 이해한다는 것은 최고의 선물

누군가를 공감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타인의 슬픔과 기쁨들이 있었지만 실제로 그 사람의 그 감정에 대해서 얼마큼 공감을 했는지 되새겨보는 시간들이 요즘엔 많아졌다.

기 발행한 "인간관계가 어렵나요?"에서 말한 것과 같이 지금도 앞으로도 인간관계는 어려울 것 같다. 어려운 것이 자연의 이치로 보이고, 인간관계에 벗어날 생각도, 더 안으로 깊게 파고들 생각도 없다.

사람을 공감한다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일까? 여러 번 현재 내가 처한 상황을 말하지만 나비효과처럼 나에게 불러오는 변화는 상당히 크다. 뇌종양 판정을 받고 약 10명에게 조언 아닌 조언, 위로 아닌 위로를 구걸했었는데 그 결과는 참담하다고 느낀다. 예민하게 받아들인 경향도 있겠지만 결국 본인의 힘으로 감당해야 할 부분이 존재한다는 것을.


올해 초에 뇌에 문제가 있다고 하니 회사에서 해고되지 않을까 걱정이 먼저 들었다.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들이 지나갔고, 나보다 윗 선배들에게 먼저 나의  현 상황을 말했다. 그중 회사 선배, 인생 선배, 학교 선배가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들은 공감능력이 굉장히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차라리 억지로라도 인식하고 있었으면 했을 정도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정말 힘들게 털어놓는 나의 상황이지만 술을 권한다든지, 정크푸드를 권한다든지 실망스러운 상황들이 연출되었다.

"우와, 우리 엄청 오랜만에 만났네. 너무 즐겁다~ 빨리 한잔씩들하자"

인생 선배는 이렇게 말하고는 맥주잔과 소주잔을 가져간다.

"영덕아, 소맥? 맥주? 뭘로 먹을래?", 할 말은 없었지만 음료수를 먹겠다고 했다.

"이 좋은 날 무슨 음료수야 간단히 맥주 한잔해야지?"

차라리 말을 안 했으면 실망이라도 하지 않았을 것을 후회가 되었다. 이밖에도 왜 라면을 먹지 않는지, 먹으면 안 되는지 물었을 때는 술도 좋고, 정크푸드도 좋으니 먹고 싶을 땐 먹어야 스트레스가 풀린다라는 철학은 정말 공감할 수 없었다.


인생을 되돌아보며 가장 크게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오랫동안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친구가 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가슴에 비수를 꽂는 격이었다.

"준혁아, 공부는 잘 되니? 생각보다 준비하는 시간이 길어지네."

한창 사원으로 바쁘게 움직일 때였고, 아직 대학생 같은 친구를 보며 걱정 반, 우려 반 섞인 말을 내뱉었다.

친구는 우울한 표정으로 땅을 보며 말했다. "뭐 그렇지,,, 이번에는 조금밖에 안 뽑는다는데 큰일이네"

"그럼, 사기업에 입사해서 사회경험도 쌓고 공부도 같이 하면 어떨까?" 사실 회사 다니면서 공부하기란 쉽지 않아 공부는 그만하라는 소리였다.

"아니야, 해보는 데까지는 해보고 싶어, 지금 당장은 힘들지만 좋은 날이 올 거야" 그는 나에게 시선도 맞추기 않고 말했다.

무기력한 친구를 보니 갑자기 짜증이 났다. 하지 말아야 할 말을 내뱉었다.

"이제 곧 서른이야, 기회비용도 생각해야지. 현실적으로 힘들 거 같지 않니?"

전혀 친구 입장에 서서 생각해 본 적이 없기에 이렇게 형편없이 말한 것 같다. 정말 친한 친구라 걱정스러워서 했던 말로 생각했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이해해줄지 알았던 친구가 남들과 같은 말을 하고 있으니 얼마나 답답했을지 이제 이해가 가는 시점이다.


우연히 전 직장 같은 팀이었던 과장님을 만나게 되었는데 이 분을 만나고 공감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

약 5년 전 장기 해외출장을 가기 전 몸살인 것처럼 아팠는데 괜찮아지겠지 하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고 한다. 하지만 열은 계속 올라가고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으며 결국 쓰러졌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국내였다면 빠르게 대응했을 텐데 타지였기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고, 현재도 뇌수막염 후유증이 남아 고생하고 있다.

사람이 우울해서 몸이 아픈 게 아니라 몸이 아프니 우울한 건데 이런 기본적인 공감을 하지 못하니 만나는 사람마다 "이럴수록 더 힘을 내야 한다", "우울하면 더 아프다" 이런 식이다. 예를 들자면 장거리 여행이나 해외여행 중에 갈등들이 많이 생기는데 근본적으로 체력 문제이다. 나약한 체력을 가지고 자유여행을 시작하니 장거리 비행부터 이미 체력은 고갈 나고, 예민해지니 정말 사소한 문제로 갈등을 야기한다.

잠깐 주제에 벗어났지만 전 직장 선배는 나에게 여러 가지로 필요한 조언들을 해줬다. 그중 직장에서 왜 그토록 예민했는지 알 수 있게 되었고, 나 자신은 물론 과장님과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아직도 회사 내에서는 '그저 예민한 과장'으로 남아있는 듯했다.


하루아침에 공감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대부분 제삼자에서 바라보는 시선이기에 '그럴 것 같다' 수준인데 정말로 공감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면 살아가는 데 있어 경제적이든 정신적이든 여유로운 삶을 살지 않을까 생각된다.


오늘도 제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 진심으로 행복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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