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지던 뒷모습에 닿다
하루는 내가 엄마 등에 업혀있었다.
허름한 동네의원에 도착하고나서야 나는 그 등에서 내려왔다.
그때의 난 다리를 다쳐서 걸을 수가 없었다.
내가 어떻게 다친건지, 얼마나 아팠는지, 어떤 진료를 받았는지 모른다.
그날의 엄마 등이 따뜻하고 아늑했던 것만 안다.
엄마는 한 번씩 생필품을 사러 시장과 마트에 가게되면 나를 데리고 갔었다.
몇시간이고 물건을 구경하고, 가만히 서있다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사람이었다.
지쳐버린 내가 이제 집에 가자고 아무리 칭얼거려도 무시하는 사람이었다.
울고불고 떼를쓰고 악을써야 그제서야 고려하는 사람이었다.
더이상 걷기 힘들어서 그 자리에 주저앉아도 내가 따라오든 말든 제 갈길 가는 사람이었다.
멀어지는 뒷모습에 내 눈은 서러움이 차오르곤 했다.
엄마는 나를 업어주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서, 매번 멀어지던 엄마 등에 꼬옥 닿아있던 그날의 기억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