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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난나의취향과 윤글 Dec 16. 2017

작은 일기

 17.11.15


그저께는 의사선생님이 혹시 잠들기 전에 어떤 생각에 빠져 쉽게 잠들지 못하는 거냐 물었다. 딱히 그건 아니라고 말하고, 아, 평소에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해 잠들기 전에 특히 더 하는 것 같진 않다고 덧붙이는 걸 깜빡했다. 의사는 내 불면이 심한 건 아니라고 진단했다. 처방은 간단했다. 아무렇지 않게 약을 받아 나왔다. 내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나는 잘 모르지만 근육의 당김 같은 걸로 짐작한다. 내 처진 입술과 눈매의 위치 같은 것들을. 오늘은 누가 내 뒤에 서서 내 등뼈를 잡고 들어올리고 나는 콩벌레처럼 말려들어 떠는 상상 같은 걸 아무렇지 않게 하다 잠들어야지. 불면이 심한 건 아니니까 이러다 곧 잠에 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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