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난나의취향과 윤글 Sep 28. 2018

흐린 눈으로

그림자/ Copyright. 2018. 윤나영. All rights reserved.


눈이 나빠진 후론

사람 얼굴을 보기 힘들다

얼굴 근육의 움직임은

미묘해서

바로 앞에 있어도

읽어내야만 하는데

각막 위에 뿌연 안개가 내려 앉아

내내 걷히지 않는다

안 봐도 보인다는 말을 이해하려면

너를 안 봐도 네가 보이는 순간이 오게 하려면

이 안개낀 눈으로 너를 얼마나 더

오래 보아야 할까

내 흐릿한 눈으로

너를 오래 봤다가

네가 혹시 오해라도 하면 어쩌지


하여튼 너는

생각이 너무 많아서 문제라는 말을 남긴

이름 없는 목소리가

고름처럼 귀에 남았다


이런 생각도 생각이라면

이런 눈도 눈이라면

이런 사랑도 사랑이라면


지금 내 앞에

내가 모르는 표정을 한 너는

얼마나 너일까


매거진의 이전글 저 녘에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