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난나의취향과 윤글 Dec 28. 2017

저 녘에서



해질녘 빛이 눈썹에 갇혔다
눈을 내리깐다
속눈썹이 그물처럼 펼쳐진다


각막 위 광막光幕


저 녘에서 저녁이 오는 시간

시야가 희끄무레해진다


뺨에 떨어진 눈썹 한 올을 발견한 거야
후 불어 소원을 빌어

빌었어


어둑해지기 전에 투명해지고 싶어


눈썹은 땅에 떨어졌어

소원도 땅에 떨어졌겠지
중력의 행성에선 다 그렇잖아

하지만 오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로 하고


어느새 붉어진 하늘을 보고

오후 그 녘을 담은 눈으로

한 번만 더


어둑해지기 전에 투명해지고 싶어

매거진의 이전글 목격된 어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