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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난나의취향과 윤글 Aug 24. 2016

계절앓이



바람도 볕도 따가워서

울기 좋은 여름 한낮,


연한 살갗 위로 생채기를 잔뜩 내어서

핏방울을 치렁치렁 걸친 채로

하늘과 가까운 곳으로 간다.


쨍한 태양을 맞닥뜨리면

과부하 걸린 두꺼비집처럼

눈꺼풀이 툭 내려앉고,


눈꺼풀이 닫히니

한 순간에 하얗게 암전되는 세상.


눈 위로 아른거리는

하얗고 깊은 태양의 잔상.


흉진 몸 곳곳을 파고드는 그것에

달이라는 새 이름을 붙여주고

눈 감은 채로 허공을 짚어본다.


희밝은 달과 따가운 살갗을

손으로 벅벅 긁고 문지른다.


겨우 아문 상처를 잡아뜯게 만드는

당신의 푸르뎅뎅한 입술 정도야

저 달 아래서는 거뜬할 뿐이다.









윤, 그리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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