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 쓴 적이 있다.
나는 떨어진 꽃보다 뭉개질 일이 많습니다. 라고 쓴 적이 있다. 늘상 바다를 끼고 산다. 라고 쓴 적이 있다. 그리운 사람들이 내 눈꼬리를 건너 다닌다. 라고 쓴 적이 있다. 필 줄도 모르는 담배가 생각나는 밤이다. 라고 쓴 적이 있다. 나, 이렇게 영영 망가진 사연을 노래하겠노라. 라고 쓴 적이 있다. 어둠 속에서 내가 가장 어두울 수 있다. 라고 쓴 적이 있다. 불찰이 빛나는 밤입니다. 아름답고도 서러울 수밖에요. 라고 쓴 적이 있다. 하늘이 무너지는 상상을 한다. 라고 쓴 적이 있다. 너에게 버려지기 위해서라도 나는 너를 향해 갈 수밖에 없었다. 라고 쓴 적이 있다. 그리운 이여, 나의 글자들이 죽 늘어서면 우리 둘 사이 오작교 하나 정돈 놓일 수 있지 않겠는가. 라고 쓴 적이 있다. 그만두지도 더 깊어지지도 못하겠어. 놓는 것도 잡는 것도 못하겠어. 불편한 감정의 칼날이 자꾸 안쪽을 찢고 있어. 넌 여전히 아니냐고 물을 용기도 없어서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새는 울음을 참는 요령만 늘고 있어. 라고 쓴 적이 있다. 그림자가 있는 이유는 결국 빛이다. 라고 쓴 적이 있다. 나는 떨어진 꽃보다 뭉개질 일이 많습니다. 라고 쓴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