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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굿파트너를 찾는 것,  

내 인생, 내 역할의 배우

by 이원희 Feb 0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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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이 영화로 그려진다면…. 생각만 해도 설레는 일이다. 

어떤 배우가 나를 연기하면 좋을까? 

생각해도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나와 딱히 연결되는 배우가 없다. 


그럼 내가 좋아하는 배우나, 내가 생각하는 이상형을 선택해야 하나? 

인상 깊게 봤던 영화의 여배우들 프로필은 하나같이 화려하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지만, 소용이 없다. 


그러다 번뜩 생각이 들었다. 내 인생이 영화가 된다면, 내가 줄거리를 만들고, 

어떤 느낌의 영화가 되어야 하는지 시나리오는 직접 써야겠지? 

그 영화와 분위기가 맞는 배우를 찾아야겠다.     


영화로 그려질 나의 인생 시나리오의 내용은 이렇게 쓸 것 같다. 


나이는 50대 중반쯤이다.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지금보다는 더 안정적인 삶이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모두 성인이 되었다. 엄마는 불혹이지만 여전히 배움의 시간을 가지며 혼자만의 삶을 즐기고 계신다. 안식년을 갖기로 마음먹었던 나는, 하던 일을 멈추고 계획 없는 여행을 떠난다. 

여행 중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소통하며, 끊임없이 발생하는 소소한 사건들이 젊은 시절의 희로애락과 닮아 있어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여행하면서 보고 싶은 이들에게 편지도 쓰고, 기념품도 사고, 요가도 배우고, 버스킹 같은 것도 하고, 그림도 그려보면서 그동안 미루었던 새로운 경험을 해보며 자신을 스스로 다시 한번 돌아본다. 낯선 여행지에서의 새로운 경험은 앞으로의 인생에서의 편안함과 여유로움을 갖게 해 줄 것이다. 긴 여행을 마무리하고 온 나는 더 여유롭고, 다정해지고, 한층 더 밝아졌다. 바다나 강이 보이고 산이 있는 조용한 시골 마을에 ‘매화’라는 게스트하우스와 카페를 열었다. 평생을 머릿속으로만 계획했던 나의 노후다. 내가 여행 중 만났던 외국 친구들이 한국을 여행하며 나를 방문하고, 그들과의 추억을 내가 만든 쉼터 매화에서 꽃 피우는 이야기를 담고 싶다.     


그럼 나의 인생을 차분하게 연기해 주실 배우 어느 분을 캐스팅해 볼까? 

아주 많은 훌륭한 배우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나 어릴 적에는 결혼하면 여배우 수명이 끝난다는 말도 있었는데, 이제 옛말인가 보다. 

너무 많은 분이 계셔서 고민했다. 


너무 화려하지 않고. 웃는 모습이 예쁜, 마음이 따뜻한 누나 같은 느낌이었으면 좋겠다. 

뭔가 강단이 있을 것 같고. 무섭지는 않지만 단호한 모습도 있었으면 좋겠다. 


아! 드라마 '굿파트너'에서 차은경 변호사로 활약 중인 장나라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캐릭터의 느낌이 좋다.


굿파트너 마지막 회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정답은 없어. 결혼, 비혼, 이혼 그거 다 선택이야. 우리가 잘해야 하는 거는 선택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선택을 옳게 만드는 노력이야. 그리고 그 노력을 다했다면 후회하지 않고 또 다른 선택을 하면 돼. 선택과 책임이 반복되는 거, 그게 인생 아닐까?”


“당신의 굿파트너는 누구인가요?”

“당신은 누군가의 굿파트너인가요?”     


구구절절 대사들도 너무 와닿아서 나의 마음에 새기면서 재미있게 시청했던 드라마다. 


여행하면서 발생하는 불편한 상황은 내가 여유롭고 의연하게 생각하는 힘을 길러줄 것이고, 

낯선 곳에서의 새로운 배움은 나를 더 활기차게 해 줄 것이다. 


긴 여정에서의 외로움은 나의 모습을 더 사랑하게 할 것이고, 

새로운 곳에서 소통하는 사람들은 날 평온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정답이 없는 나의 인생을 풍성하게 만들어가려면 앞으로 해야 하는 선택에서 후회 없이 책임지고, 

열심히 나의 인생을 만들어야 한다. 인생은 굿파트너를 찾아가는 여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의 굿파트도 찾으며, 누군가의 굿파트너도 되어주면서

인생은 그렇게 선택하고 노력하며 앞으로 전진하며 살아가는 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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