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시대에서 성숙한 이별을 위해
하루키의 소설 노르웨이 숲 원제보다 나는 상실의 시대라는 한국판 제목이 더욱 인상 깊다. 상실의 시대.. 우리의 시대는 너무 빠르다. 그리고 인간이라면 불가피하게 느낄 아픔을 정리할 시간 마져도 너무 짧다. 그새 새로운 것들이 나에게 상실된다. 너무 빠르고 짧다.
피할 수 없는 상실의 삶에서 살아온 나라는 사람은 이별로 괴로워할 줄 몰랐다. 연인 관계에서는 깊게 만나기 위해 노력하면 당연하게 깊어질 거라 생각했다. 어렸을 때, 사랑하고 있음에도 미성숙함에 얕게 끝내고 돌이킬 수 없음에 깊게 후회했다. 후회는 나를 변화시켰다. 한 사람에 더욱 깊게 취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변화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그녀와의 연애는 정말 즐거웠다. 일방적일지도 모르지만, 사소한 것부터 티격태격하는 것도 다 특별하고 재미있었고 보면 볼수록 그녀가 아름다웠다. 나 자신의 감정 표현은 경상도 남자로서 거세된 소처럼 상실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랑을 나를 재생하게 만들었다. 그녀와 있으면 몰래 쓰던 투명한 귀걸이를 주말마다 어색한 반짝이 보석 귀걸이로 바꾸던 고등학교 2학년으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묻혀 있던 감정과 향수를 꺼내는 힘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녀가 가끔 화낼 때면 아픔 마음에 눈물이 흘렀다. 눈물을 없던 내게 이상한 일이라 생각했고 나도 평범한 사람처럼 깊게 사랑할 수 있음에 안도하기도 했다.
그녀는 야망이 많은 사람이었다. 야망이 많은 사람이 으레 그렇듯 상처 또한 많은 사람이었다. 나는 열심히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가슴 한편으로 걱정이 되며 마음 아팠다. 그녀 자신이 얼마나 멋진 사람인지. 아름다운 사람인지 알지 못하고 자신에게 채찍질만 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무거운 짐을 아무렇지 않은 척 짊어지며 자책하는 그녀를 볼 때면 마음이 아팠다. 나는 그녀의 아픔의 사건이 어떤 건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어떤 아픔인지는 알 수 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정리되지 않을 것이지만, 긴 시간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정의해야 할 아픔의 사건들에 둘러싸인 것이다.
나는 그녀의 아픔도 사랑했다. 내가 치유할 수 없을지라도 치유할 수 있도록 옆을 지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나에게 의지했으면 하며 소망했다. 하지만 아픔과 변화의 관성은 소망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녀는 끝내 내게 이별을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눈물을 흘리는 그녀에게 다 괜찮으니 걱정 말라고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사랑하는 마음이 커서 그녀의 아픔을 미워하며 화나며 슬픔이 덮쳤다. 그녀를 붙잡고 싶었지만 그녀는 이미 내게 멀어졌다. 그녀는 자신을 둘러싸는 많은 것을 이미 정리한 사람처럼 보였다. 그렇게 그녀를 보냈다.
한동안 그녀가 화내는 모습과 싫어하는 걸 표현하던 순간과 이별의 순간들을 머릿속으로 반복 재생했다. 그녀는 나를 잘 아는 만큼 상처도 깊게 줄 수 있었고 그런 그녀와 같이 나도 의도하지 않은 순간에 깊은 상처를 줬었다. 그런 깊은 상처의 순간을 되감으며 괴로워하며 지냈고 정답 없는 후회의 질문들을 나에게 계속 던졌다. '상처의 순간들에서 나라는 사람이 더 괜찮은 사람이었다면 그녀와 함께 있을 수 있었을까. ' 잘 지내라며 울던 그녀에게 떠날 수 없다고 잡았으면 나아졌을까'
...
편안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나에게 그 모든 후회는 의미가 없었다. 난 그저 그녀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길 바랐고, 자연스럽게 그녀도 이별을 말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이별의 고통은 정신적으로 끝나지 않았다. 상처 많은 나의 예민한 신체는 정신적 고통에 같이 아파했다. 속이 메슥거리고 편두통이 다시 찾아왔다. 연휴가 찾아왔을 때는 3일 동안 아픔으로 침대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악몽이 반복되었다. 그녀를 잊기 위해 일에 강하게 몰두하며 지냈는데 일에 대한 생각과 그녀의 추억들이 번갈아가며 꿈에 나타나며 괴롭혔다. 하루 푹 쉬면 나아지겠지 생각하며 쉬려고 애썼지만 오히려 고통스러워지는 날들에 끝내 생각했다. 아픔이 더 번지지 않게 나라는 사람이 무너지지 않기 위해 의식적이라도 그녀의 이별을 받아들이고 하지 못한 말들을 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연휴의 늦은 저녁 맥북을 들고 조용한 카페를 찾으러 집 밖을 나섰다. 연휴 동안 연달아 비가 오고 있었다. '그녀는 비 맞는 걸 좋아했는데...' 생각과 함께 한 체인 카페를 들어갔다. 나는 맥북으로 구글 메일을 켰다. 그녀의 이메일을 입력하고 이별에 대한 늦은 이성적인 대답을 적어 보냈다.
그녀는 나의 메일에 어떻게 반응할지 생각했다. 나의 일반적인 소통에 기분 나쁘지는 않을지 혹은 이미 정리된 그녀에게 나의 메일이 너무 사소하게 느껴질지 고민했지만 그런 건 나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내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행동이었을 뿐이다. 그녀에 반응에 따라 이기적인 행동일 수도 좋은 행동일지도 모르지만, 당장의 난 세밀하게 계산할 정신이 아니었던 것이다.
늦은 새벽 다행히 그녀는 답신을 줬다. 그녀는 자신의 복잡한 상황으로 나를 힘들게 만든 것을 사과했고 나의 연락에 고맙다고 적어줬다. 그녀의 따뜻한 메일 답신은 반가웠다. 마치 사랑하던 순간으로 돌아간 거 같았다. 반가운 만큼 그녀를 정말 매듭짓는다는 것이 명확해지는 사실로 마음이 미어졌다. 하지만 내일이 되면 정말 조금 그녀에 대한 아픔이 줄어들거라 생각이 들었다.
그녀와 나의 새로운 관계로 매듭이 되었기 때문이다. 삶이란 흐름에서 그녀와의 비동기적인 만남은 다시 이어지지 않겠지만, 그녀와 내가 서로 분명하게 깊이 사랑하였고 그 사실이 부끄럽지 않고 즐거운 추억으로 기억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이별의 감정선에서 상실의 시대가 떠올랐다. 상실은 삶의 반대가 아닌 일부이며, 상실로 살아있음을 증명한다는 말들이 생각났다. 나도 주인공처럼 성숙해질 수 있을까. 당장의 나는 상실이 너무 고통스럽다. 멋진 말로 포장하기에는 너무 어렵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별거 없다고 생각하다가도 고통스러운 순간에는 참으로 어렵다. 그녀와 나의 관계는 상실되었지만 사랑하는 감정은 계속 남아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물리적으로 볼 수 있으며 보고 싶지만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온전하게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상실의 시대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관계인거이고 이러한 관계가 속에서 성장할 것이라고 주인공은 내게 말해주는 거 같았다.
우빈의 사적인 인사 - 미련이 아닌 응원의 안녕
안녕, 수지(가명)야. 잘 지내니?
요즘도 멋진 커리어 우먼으로 하루하루를 바쁘게 채우고 있겠지.
그때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말들이 마음에 남아서
늦었지만 이렇게 메일을 보내.
어떻게 느낄지 모르지만, 사적인 감정을 메일에 써서 보내는 건 처음이야.
매일 인터랙티브한 소통이 당연한 개발자의 삶 속에서 이메일을 쓴다는 건 참 아날로그하게 느껴지네.
그래서인지, 이 어색한 메일이 무사히 전달될지 괜히 걱정도 돼.
그래도 가장 수지에게 부담 없는 방식일 것 같아서 SMTP에 조심스레 마음을 올려볼게.
우리의 인연이 끝나고 나서, 솔직히 난 많이 힘들었어.
그렇지만 서로를 위해 이제는 스스로 매듭지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
이기적인 행동일 수 있지만, 이렇게 마지막으로 내 마음을 전해야 수지의 매듭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
처음에는 이별의 사유를 머릿속으로 이해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자꾸만 하나하나 이해하고 연결시키려 했어.
버그를 해결하려는 개발자처럼.
그때의 나는 수지를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수지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했어.
마치 초보 개발자의 작품처럼 예외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계속 부정했었어.
그때 나는 우리의 사건들이 이해되지 않았고,
풀어보려 노력할수록 마음과는 달리 자꾸만 어긋났어.
그런 일들이 시간이 지나도 내 마음을 어지럽히고, 나를 힘들게 만들었지.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깨달았어.
그때 수지에게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을 하지 못했던 것이, 결국 나를 더 힘들게 만들었단 걸.
이제는 아쉬움과 미련을 받아들이고,
수지, 널.
어쩌면 나의 상상 속의 수지를 좋은 사람으로 기억을 매듭짓으려고 해.
그리고 진심으로 수지를 응원하고 싶어.
우리는 앞으로 각자의 길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겠지.
많은 관계 속에서, 우리 사이의 일들이 행복한 추억으로 기억되면 좋겠어.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우연히 마주친다면 아무렇지 않게
반갑게 인사할 수 있는 그런 사이로 남았으면 해.
이렇게 마음을 정리하고 난 뒤,
마지막 순간에 내가 좀 더 어른스럽게 대답했다면 ‘내 맘도, 수지의 맘도 더 편했을 텐데…’라는 후회가 천천히 내 안에서 나타나기 시작했어.
이별 통화를 했던 늦은 새벽,
“잘 지낼 수 있지?”라는 수지의 마지막 물음에 내가 대답하지 못했던 건,
그 말이 나를 걱정하고 위로하는 마음보다는 세상 속에서 더 단단히 버티고,
더 잘 살아야 한다는 현실의 주문처럼 들렸기 때문이야.
하지만 내가 바랐던 건 서로의 마음을 돌보며 함께 잘 지내는 삶이었어.
아마 그게 수지의 방식의 위로였겠지.
그때의 나는 복잡한 마음에 이성적인 대답을 할 수 없었어.
늦었지만 이제는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아.
나, 이제 잘 지낼 테니까, 이젠 걱정보다는 응원해 줘
그리고 나도, 요란하지 않게 조용히 수지를 응원할게.
수지는 쉽게 진심을 보여주지 않는 사람이라
수지가 정말 잘 지내는지 종종 궁금해지고, 또 걱정되기도 해.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다면
그게 내 마음엔 가장 큰 위로일 거야.
수지 곁에 언제나 따뜻한 마음이 있길 바랄게.
너와 나는 장난스럽게 표현하면 숙주,
애정 깊게 표현하면 상처 많은 예술가 타입이니까.
마지막으로,
내 마음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진주알 같은 노래 가사로 마무리할게.
루시드폴 – 알고 있어요
행복하게 웃어보자
오늘 너무 슬퍼 보여
내 말에 그저 조용히 웃던 그대의 뒷모습
하지만 웃고 있어도, 항상 울고 있는 사람
한없이 고단한 그대 모습 멀리 사라지고
하루라는 짧은 시간 얼마나 많은 사람들
세상에 험한 말들로 그댈 아프게 했는지
여전히 어려운 눈빛으로 나에게 얘기하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왜 그러냐고
난 말하고 있었지
뒤돌아선 그대가 그런 눈물 흘리지 않아도 알고 있다고
다 알고 있다고
나도 그대의 하루에 무거운 짐이었다면
그래서 말할 수 없었다고 미안해하진 마
하루라는 짧은 시간 얼마나 많은 사람들
세상에 험한 말들로 그댈 아프게 했는지
여전히 어려운 눈빛으로 나에게 얘기하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왜 그러냐고
난 말하고 있었지
뒤돌아선 그대가 그런 눈물 흘리지 않아도 알고 있다고
다 알고 있다고
넌, 여전히 어려운 눈빛으로 나에게 얘기하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왜 그러냐고
난 말하고 있었지
뒤돌아선 그대가 그런 눈물 흘리지 않아도 알고 있다고
다 알고 있다고
알고 있다고
이 노래처럼,
수지도 나도 각자의 자리에서 괜찮은 하루를 살아가길 바라.
안녕.
2025.10.6
추석 연휴 저녁,
조용한 카페에서.
우빈 남김
안녕 너구리, 잘 지내고 있지?
메일 고마워.
마음이 담긴 긴 메일은 참 새롭고 좋네 멋지다. 우빈스럽네-
오빠가 보내준 메일을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담아서 몇 번을 읽었는지 모르겠네.
너구리 손으로 토닥토닥 열심히 작성했을 우빈의 모습이 그려져서 샐쭉 웃음이 나왔어.
나도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기회를 줘서 고마워. 먼저...
우빈 미안해.
커리어적으로도 여러 가지 힘든 상황들과 나에 대한 혐오감.
그래서 난 우리의 관계를 포기했고, 그 모습이 책임감도 없고 참 미숙했다고 생각해. 그래서 너구리가 이해할 수 없는 게 맞아.
그래서 설득이나, 이해를 위한 이야기들은 더 이상 적지 않을게.
그냥 내가 아프게 만들어서 정말 미안해.
그리고 삭제된 메시지에 연락을 못했던 거랑, 쌓인 공지글에 한 글자도 안남 긴 건..
내가 먼저 연락하면 웃긴 꼴이 되었을 테니까,
근데 이렇게 예쁘게 메일을 보내준 구리 덕분에 나도 마지막으로 내 마음을 꺼내볼 용기를 얻었어.
우빈이 궁금해했던 나의 일상은 말이야-
나는 댄스댄스댄스를 마저 읽다가,
며칠은 너의 하루를 궁금해하고,
며칠은 심하게 슬퍼하다가,
며칠은 술을 마셨다가,
며칠은 너의 하루를 궁금해하고,
며칠은 열심히 일을 하다가,
하루는 늦은 배포날 너의 카톡을 보고 쿵 내려앉았다가,
며칠은 너의 하루를 궁금해하고,
며칠은 개발 생각만 하다가,
그렇게...
앗 그리고 이직도 잘했어.
상상 구리가 옆에서 대신 축하해 줘서 나름 즐거웠어. (나는 상상의 너구리랑 가끔 이야기를 나눠)
그래서 요즘은 내가 하고 싶었던 개발 하면서 조금씩 다시 잘 지내고 있어.
내가 본 우빈은
마음이 너무 따뜻하고,
재미없다고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유머러스한 사람이었고,
감정에 충실할 줄 아는 사람이었고,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말을 할 줄 알고,
표현도 잘하고,
코가 오뚝하고,
파마가 잘 어울리고,
음악을 좋아하고,
멋진 메일을 보낼 줄 아는.
그런 정말 멋있는 사람이었어.
뭘 못하고 잘하고 해서 내가 오빠를 포기한 게 절대 아니니까.
혹시라도 우리의 이별을 오빠 탓으로 돌리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또 우리의 마지막 순간도 충분히 우빈은 어른스럽고 멋지게 날 대해줬어.
그리고...
난 이미 구리를 응원하고 있었는걸, 그리고 영원히 응원할 거야.
난 멋진 너구리와 함께했다는 그 자체로 기쁘고 즐겁고 행복했어.
너구리도 행복했으면 좋겠어. 잘 지내!라는 말을 해서 혼이 났지만, 난 구리가 잘 살았으면 좋겠어.
내가 생각하는 잘 살고 잘 지내는 건.
그냥 평범한 하루에도 감사하는 게 잘 사는 거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말했던 거야.
슬픔이 없고 그냥 감사한 하루가 구리에게 생겼으면 좋겠어서..
네가 슬프지 않았으면 해서 그랬어.
무튼 대답해 준 대로 잘 지내야 돼. 약속했다?
이렇게 마지막으로 글을 쓸 수 있게 기회를 줘서 다시 한번 고마워.
덕분에 나도 한편으로 조금은 마음을 덜고 잘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아.
난 항상 오빠한테 고맙기만 하네..
하하 나도 우리를 생각하면서 항상 들었던 노래가 있어서 하나 올려볼게.
아이유 - 에필로그
나를 알게 되어서 기뻤는지?
나를 사랑해서 좋았었는지?
우릴 위해 불렀던 지나간 노래들이
여전히 위로가 되는지
당신이 이 모든 질문들에
"그렇다"라고 대답해 준다면
그것만으로 끄덕이게 되는 나의 삶이란
오, 충분히 의미 있지요
내 맘에 아무 의문이 없어 난
이렇게 흘러가요
어디에도 없지만 어느 곳에나 있겠죠
가능하리라 믿어요
짧지 않은 나와의 기억들이
조금은 당신을 웃게 하는지
삶의 어느 지점에 우리가 함께였음이?
여전히 자랑이 되는지
멋쩍은 이 모든 질문들에
"그렇다"라고 대답해 준다면
그것만으로 글썽이게 되는 나의 삶이란
오, 모르겠죠 어찌나 바라던 결말인지요
내 맘에 아무 의문이 없어 난
이다음으로 가요
툭툭 살다보면은 또 만나게 될 거예요
그러리라고 믿어요
이 밤에 아무 미련이 없어 난
깊은 잠에 들어요
어떤 꿈을 꿨는지 들려줄 날 오겠지요
들어줄 거지요?
노래 가사대로 너구리의 기억 속 작은 공간에 내가 있었던 게 후회되지 않았으면 좋겠어.
오빠 말대로 언젠가 우리 마주치게 되면 반갑게 인사하자.
고마워 고마워 나의 너구리. 행복해야 돼!
나도 안녕.
2025.10.07
추석 연휴 깊은 밤,
긴 귀경길을 지나와 씻고 들어온 작은 방 한편에서.
수지 남김
ps. 양양이 아닌 영양에서부터 서울까지의 귀경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