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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프로 Nov 10. 2020

해야 할 일을 다 못하는 이유

최고의 to do list를 만드는 법

매일 아침 나의 루틴은 To-do list를 적는 것이었다. 업무적으로 개인적으로 해야 할 일을 적고 앞에다 O, X로 완료 여부를 표시했다. 완료한 일은 O 표시와 함께 형광펜으로 칠했다. 아래는 나의 주간 바인더의 일부다. 딱 보기에도 성공률이 높지 않다. 할 일들은 조금씩 바뀌었지만 형광펜이 칠해진 O의 비율은 비슷하다.



메타인지가 부족해서 실행 가능한 수준으로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해야 할 일들을 매일 적고 못했다. 다음 주는 나아져야지 하는 다짐과 실패를 매주 반복했다. 이것은 환경설정으로 해결하면 되는데 나약한 의지만 탓하는 것과 같았다.


해야 할 일을 적는 것은 의지이고 스케줄은 환경설정이다. To do list는 쓰기 쉽다. 이는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다 하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게 만들기도 쉽다. 나처럼 부정적인 자기 대화를 하게 한다. 지 못한 내게 무슨 문제가 있거나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게 한다. To do list가 오히려 주의를 더 분산시키고 삶의 재미마저 방해한다. 중요한 일을 해야 하거나 소중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낼 때 적기만 하고 하지 못한 일들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최고의 투두 리스트는 스케줄과 함께 만든 것이다. 스케줄은 투두 리스트만 적을 때 발생하는 3가지 단점을 모두 보완한다.


1. 스케줄 작성자가 되는 것은 더 나은 자아상을 확인하게 한다

얼마나 많은 일을 체크했는지에 따라 자신을 측정하는 것은 끔찍한 생각이다. 사람들은 그 일을 다 하는데 얼마나 오래 걸릴지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기 때문에 to do list에 있는 일을 다 못하는 습관적인 실패를 초래한다. 단순히 끝낸 일이 아니라 당신이 하기로 말한 것을 집중해서 끝내는 것을 측정해야 한다. 하지 못한 일을 다음날로 미루는 사람의 자아상보다 제대로 작성한 스케줄을 따르는 온전한 자아상을 강화하는 것이 낫다.


2. 스케줄은 미리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결정했기에 덜 산만하다

스케줄 내 한정된 시간은 그 일에 집중할 가능성을 높인다. 한 가지 일을 할 시간이 한 시간밖에 없다는 것을 알면 더 집중할 수 있다. To do list는 중요한 일보다 적혀 있는 쉬운 일이나 급한 일을 하도록 유도하기 쉽다.


3. 스케줄다른 것을 해야 한다는 느낌을 줄여 삶의 재미를 돌려준다

만약 게임할 시간을 정했다면 그 시간 동안 가야 할 다른 곳이나 해야 할 일은 없다. 떠올릴 일이 없기 때문에 죄책감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스케줄 상 여가 시간에 일하는 것은 계획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리 일이라도 방해다.  



한 실험에서 크리스마스 전에 학생들에게 과제를 내주고 제출 여부를 비교했다. 과제를 언제 할 것인지 작성한 학생들이 과제를 많이 제출했다. 언제, 어디서 할 것인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실천력이 올라간다. 단순히 할 일을 리스트업 하기 보다 언제 하겠다는 확고한 계획이 있어야 갑작스러운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업무는 어떻게든 하게 된다. 출근시간과 사무실이라는 시간과 장소가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수면시간과 운동시간도 잘 지키고 있는데 언제, 어디서 할 것인지가 명확하다. 시간과 장소가 없는 계획은 하지 않을 확률이 매우 높다. 해야 할 쓰지 말고 언제 할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원서 읽기를 매일 할일에 적기했더니 가끔 읽었다. 언제 어디서 할 것인지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죄책감만 쌓고 O는 쌓지 못했다. 출퇴근할 때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다니는데 걸어 다니는 시간을 제외하면 온전히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은 4~50분 정도이다. 시간에는 무조건 원서를 20p 정도 읽기로 결정했다. 3일이 지났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시간과 장소 설정 덕분에 원서를 꾸준히 읽고 있다.



긍정의 자기 대화는 성공률을 높인다. 네이비씰에서 1% 정도만 최종 훈련을 통과한다. 1% 사람들의 특징은 체력이나 능력이 아니라 '긍정의 자기 대화'였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도 펜싱 박상영 선수가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를 외치고 역전 금메달을 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우리도 매일 하기로 한 것들을 다 할 수 있다.


투표를 한다(vote)는 동사보다 투표자(voter)라는 정체성이 투표율을 더 높인다. 어떤 일을 하고 싶고 해야 한다면 단순히 할 일 목록에 추가하지 말고 스케줄을 만들어야 한다. 나는 이제 매일 아침 해야 할 일을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정한 스케줄을 따르는 사람이 되겠다.


<참고문헌>

네이비씰 승리의 기술
아주 작은 습관의 힘
Be a Schedule Builder, Not a To-Do List Ma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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