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의 종말을 외치자
운전 중 내비게이션이 알려준 대로 가지 않으면 나오는 멘트다. '띠링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
평균적으로 네비는 현재 교통상황을 반영해서 가장 빠른 길을 알려준다.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길도 맞지만 누군가는 경치도 즐기며 천천히 드라이브를 하고 싶을 수 있고, 혹자는 긴 거리를 돌아가더라도 신호등이 없는 고속도로를 선호하는 등 개인 성향과 상황에 따라 경로는 다양하다. 하지만 여기서 벗어나면 알람이 울린다. 이런 알람은 내비게이션뿐만 아니라 사회에 만연하다.
옷 사이즈, 시험 합격의 커트라인, 연간 독서량 어디에서나 평균을 사용한다. 평균적인 사이즈에서 벗어나면 옷을 사기도 어렵다. 엑셀에서도 average 수식은 자주 쓰이는 수식 중 하나일 것이다.
평균은 결국 비교하기 위해 사용된다. 보통 평균을 넘지 못하는 부분을 개선하려고 애쓰니까
평균은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
책에는 여러 이유가 나오지만 결국 비교하는 것을 좋아하고 나에게만 관심이 많은 사람들의 심리 때문에 더 호응을 얻은 것 같다. 나와 평균을 비교하는 것이 은연중에 습관화되어 있지 않은가
평균적 인간을 바탕으로 삼아 설계된 시스템은 실패하기 마련이다.
개개인성의 원칙을 적용하면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기도 하며 그런 변화를 직접 체험하고 나면 평균을 바라보는 관점이 예전과는 달라질 것이다.
우리는 그러한 판단이 어떤 경우든 예외 없이 판단을 받는 사람의 개개인성을 묵살하고 있다는 사실마저 더 이상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에는 인간이 최우선이었다면 미래에는 시스템이 최우선이 돼야 한다.
표준화된 시스템에서는 개개인성이 무시되며 이는 테일러가 의도했던 것이다.
평균의 시대를 특징짓는 2가지 가정은 평균이 이상적인 것이며 개개인은 오류라는 케틀레의 신념과 한 가지 일에 탁월한 사람은 대다수의 일에서 탁월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골턴의 신념이다.
저자인 토드 로즈는 학창 시절에 ADHD 판정을 받고 고등학교를 중퇴했으나 이후 하버드 교육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완벽한 공부법' 책에도 소개된 사람이다. 학교 공부에 적응하지 못했으나 평균적인 교수법이 아닌 개개인성의 힘으로 저자 스스로가 극복해낸 사례도 담겨 있기에 더 신빙성이 있다.
예전 공군 비행사들의 사고사가 갑자기 늘어났다. 이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사고의 공통점을 찾기 어려웠다. 당시 비행 조종석은 조종사들의 신체 평균치에 맞게 설계되었는데 누군가 이를 재 측정한 후 평균에 맞는 사람이 몇% 인지 조사했으나 0명이었다. 즉 조종사들의 평균 키가 170으로 나왔고, 키가 170인 조종사들이 몇 명인지 보았더니 0명이었던 것이다. 평균적인 조종석을 만들었으나 그에 맞는 조종사는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지금의 자동차 운전석의 표본이 된 조종사들의 비행기 의자를 직접 조절할 수 있는 조종석이 만들어졌고 사고사는 줄었다고 한다.
타인의 상황 맥락 별 기질 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특히 중요한 경우는 타인이 잘하도록 돕는 역할이 주어질 때, 즉 관리자, 학부모, 상담가, 교사 등등의 역할을 맡게 될 때다.
인간의 발달은 그 종류를 막론하고 단 하나의 정상적 경로라는 것이 없으며 개개인성의 세 번째 원칙인 경로의 원칙에서 근본을 이루는 토대다.
우리 삶의 모든 측면에는 어떤 목표를 위한 여정이 여러 갈래이며 그 길은 저마다 동등한 가치를 갖고 있다.
당신에게 가장 잘 맞는 경로는 당신 자신의 개개인성에 따라 결정된다.
코스트코처럼 기업을 운영하려면 개개인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것이 중요합니다. 다른 방법으로도 돈은 벌 수 있지만 모두가 승자인 회사가 되게 할 수는 없습니다. - 시네갈
저자가 다른 사람들이 푸는 방식으로 GRE를 풀었을 땐 잘 맞추지 못했고, 그 모습을 본 아버지가 넌 시각적인 분석이 뛰어나니 문제를 풀 때 시각적 방법으로 푸는 것이 어떠냐는 조언을 해주신다. 그 이후 저자는 그와 같은 유형의 문제는 틀리지 않았다고 한다. 저자가 만약 GRE의 분석 문제 풀잇법을 시각적 방법으로 전환하지 않았다면 그 하버드 대학원에 진학하지 못했을 것이다. 개개인성의 원칙이 가진 힘, 들쭉날쭉한 측면을 인정하면 그들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강점을 활용하도록 이끌어주는 동시에 약점을 개선하도록 도와줄 가능성이 높아진다.
평균은 필요하다. 하지만 개인의 성장에 평균은 중요하지 않다. 평균적인 방법이 아닌 나의 들쭉날쭉함을 이해하고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맥락과 경로를 파악해야 한다. 나 또한 학창 시절에 고정형 사고방식을 갖고 포기한 과목이 몇 가지 있다. 그때 나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문제 풀이 방법을 찾았더라면 더 다양한 공부를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자기 계발을 꾸준히 하려고 노력하는 지금도 남들이 하는 자기 계발이 아니라 나의 경로에 맞는 목표를 설정하고 나의 장점을 활용할 방법을 찾는다면 더 즐겁게 노력할 수 있다. 우리 모두는 다르다. 남들의 성공방법이 내게 맞지 않는 이유다. 내가 나를 잘 알아야 한다.
이런 내용은 지난번에 읽은 '순간의 힘'에서 얘기한 좋은 멘토의 특징과도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방향 제시와 지지', 나의 강점이 잘 발휘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평균적이지 않은 방법도 가능하다는 '지지'를 보여줄 때 그 사람에게 잘 맞는 경로로 순항할 수 있다.
결국 메타인지를 높여야 한다. 토드 로즈의 아버지처럼 나의 장점을 발견해주고 그 장점을 발휘할 길을 누군가 알려준다면 정말 좋겠지만 세상 사람들은 보통 나 자신에게만 관심이 있다. 나 스스로 나의 장점과 내 장점이 잘 발휘될 수 있는 환경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평균의 종말을 가져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