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공부를 꾸준히 하지도 않았지만, 영어로 글을 써본 적도 없었다. 한때 영어 일기 쓰기를 권유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쓰지 않았다. 그런 내가 지난 3~4월에 30일간 Medium이라는 플랫폼에 하루 평균 약 1,500자의 글을 매일 썼다. 30일이면 45,000자이다. 시작하기 전에 정말 많이 망설였다. 내가 할 수 있을까? 30일 후에 뭐가 달라질까? 등의 우려가 컸지만, 지금은 그때 용기 내서 영어 글쓰기를 시작한 나를 칭찬해주고 싶다.
확실히 혼자만 보는 영어 일기보다 공개적인 글쓰기가 영어 실력 향상에 더 효과적이다. 누가 볼지 모르겠지만 공개적인 곳에 영어 글을 남긴다는 것부터 글에 공을 들이게 된다. 나는 평소에도 일기를 쓰는 편인데, 어디 공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글쓰기이기 때문에 일기는 써도 공개하지 않는다. 영어 일기도 단순 일과 나열이 되어버리거나 개인 만족으로만 끝날 것 같았다. 한국에서의 블로그도 개인 일기보다 정보 전달 글이 인기가 많지 않은가? 사람들은 남의 일에 크게 관심이 없다.
내가 영어로 글 쓰는 3가지 이유에서 이야기했듯, 내가 한국말로도 하지 않는 이야기는 영어로도 하지 않을 것이다. 일기는 누군가와 소통하기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 개인적인 이야기가 될 확률이 높다. 언어는 상대방과 소통하기 위해 배우는 것이다. 언어를 혼자 이야기하거나 개인 만족을 위해 배우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공개 글쓰기는 한국말이든 영어든 언제든 옳다. 나는 30일간의 공개 영어 글쓰기를 하며 아래 3가지를 느꼈고, 당분간은 계속 영어로 글을 쓰려고 한다.
1. 영어로 글 쓰는 것이 두렵지 않다.
아직도 영어 글쓰기가 편하거나 매끄럽지는 않지만 스스로 나아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이제는 그렇게 영어 글쓰기가 두렵지 않다. 쓸수록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강해지고 뇌 가소성 덕분인지 여러 가지 표현이 떠오른다거나, 글 쓸 때 고민하는 시간이나 작성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뭐든 직접 해야 무엇이 부족한지 느끼고 실력도 쌓을 수 있다. 직접 해보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 당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글이 잘 써질 수도 있다. 영어 글쓰기에 부담이나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전혀 없다. 그리고 이러한 막막함은 쓸수록 줄어든다. 써보지 않으면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다.
2. 영어를 더 주의깊게 읽게 된다.
함께 영어 글쓰기를 하는 동료들의 글을 읽으면서 동료들의 다른 분야를 배우기도 하고 다른 표현 방법을 저절로 배우게 된다. 다른 영어 글을 볼 때도 더 집중해서 읽게 된다. 전에는 단순히 내용 파악이나 이해만 하면 됐지만, 이제는 내 글을 더 잘 쓰기 위해서 표현 하나라도 더 배우고 싶기 때문이다. 무심히 읽다가도 전에 내가 적었던 표현을 이렇게도 쓸 수 있구나, 배우는 순간을 마주하기도 한다. 나는 less 라는 표현을 잘 못 썼는데 이 단어를 보자마자 내 글에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는 그저 많이 읽는 것에만 초점을 맞춰 깨닫지 못했던 부분이다. 영화 매트릭스 명대사처럼 읽을 때 아는 것과 쓰는 것은 다르다.
그 길을 아는 것과 걷는 것은 다르다.
There is a difference between knowing the path and walking the path.
3. 비효율적인 공부가 가장 효과적이다.
효과적인 것과 효율적인 것은 다르다. 비효율적인 공부 방법일수록 효과적이다. 어렵게 외워야 잊기도 어렵다. 특히나 언어는 내가 어떤 말과 글이 필요한 상황이 펼쳐질지 알 수 없다. 그러니 최대한 많은 상황을 연습해야 한다. 모국어가 아닌 언어는 더 어렵게 연습해야 한다. 읽을 줄 안다고 해서 내가 그 말이 필요한 상황에 바로 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그리고 공부는 편안한 상황에서 여유롭게 하지만 실전에서는 망설일 시간이 없다. 영어 글쓰기는 비효율적인 공부 방법이기에 가장 효과적이다. 처음에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 표현을 스스로 사용하기 위해 떠올릴수록 내게 효과적이다. 나중에 그 말이 필요한 상황에서 무의식적으로 떠올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영어로 글 쓸 일이 없다고 생각해도 영어를 잘하고 싶다면 영어 글쓰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나도 전에는 영어 글쓰기가 필요할 줄 몰랐고, 쓰기는 따로 공부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미리 이 실력을 갖춰 두었다면 지금 다른 분야의 공부를 더 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들지만 나는 지금 영어 글쓰기를 즐기고 있다. 영어로 글 쓰는 것이 편해진다면 당신의 영역은 더 넓어진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이미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영어 글쓰기를 시작하기 전에 준비할 것은 한가지 뿐이다. 남의 글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어제의 내 글하고만 비교하자. 나는 영어 글쓰기를 더 빨리 시작하지 않았던 것이 아쉬울 정도다. 영어 글쓰기는 한 번에 완벽한 글을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언젠가 완벽해질 내 글을 위한 과정이다. 영어라고 더 부담스럽게 생각할 필요 없다. 그냥 글쓰기와 같다. 쓸수록 는다. 많은 문인이 글은 엉덩이로 쓴다고 하지 않던가? 영어 글쓰기라고 다르지 않다. 그러니 영어로 글을 쓰는 것이 영어 실력 향상에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결국 같은 글쓰기다. 영어 실력향상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글쓰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영어 글쓰기는 결심만 한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
* 한달 6기
[ 모집마감 ] 2020.4.22(수)~4.24(금) (3일간)
[ 진행 ] 2020.5.1(금)~5.30(토) (30일간)
* 반달 5기 (반달쓰기를 완료해야 한달7기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
[ 모집 ] 2020.04.11 ~ 2020.04.29
[ 진행 ] 2020.05.01 ~ 2020.05.10 (10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