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오디오가 꽉 찬다, 비지 않는다 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나는 그렇게 말을 많이 하는 타입은 아닌데, 내 귀는 꽉 차게 했다. 음악 듣는 것을 정말 좋아했기 때문에 아침에 준비하면서, 운동하면서, 출퇴근이나 어딜 이동하면서 늘 음악이나 영상을 틀었다. 오디오에 빈 틈이 없었다. 최신 노래가 나오면 그 앨범의 노래를 다 들어봤다.
언젠가부터 노래를 다시 부르는 프로그램도 많아졌는데 다 알고 있는 노래여도 부르는 사람이 달라졌으니 다 들어봤다. 콘서트 가는 것도 좋아했고, 유튜브에서 반복 재생을 해두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유행하는 노래를 듣는 것뿐만이 아니었다. 티브이에 나온 맛집, 이영자 식당, 요즘 유행하는 맛집, 주변에서 추천했는데 가보고 싶은 곳은 꼭 가봐야 직성이 풀렸다.(왜 이러나 몰라)
이어폰을 빼보니 자연의 소리들이, 길에서 자연스럽게 들리는 소리를 듣는 것도 괜찮았다. 아무것도 듣지 않아도 최신가요를 몰라도, 새로운 노래를 듣지 않아도, 맛집에 가보지 않아도 괜찮다. 노래를 매일 듣는다거나 듣지 않는다고 해서 바뀌는 것은 없었다. 음악 없이 있을 때 더 고요하게 온전히 내 생각과 할 일들에 대해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요새 에어 팟은 노이즈 캔슬링 기능으로 더 자주 쓰고 있다.
비우면 더 소중한 것이 보인다. 예전에는 음악 듣는 일이 내게 소중한 일이었을 수 있다. 매일 하던 것을 중단해보니 아니었다. 음악 감상 외에도 매일 습관적으로 확인하는 메일, 뉴스, 주식 가격 등도 그만 봐도 괜찮을 것 같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내게 중요한 일인지, 내게 도움이 되는 일인지 생각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