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회원이면 돈 좀 더 쓰셔야죠!

멤버십의 미니멀

by 유프로

내 소비 패턴을 오랜만에 점검했다. 나름 지출 통제가 어느 정도 되고 있다고 생각해서 초기 세팅 이후 다시 점검하진 않았다. 이번 기회에 내가 자주 가는 방앗간 같은 곳부터 주로 소비하는 멤버십 회원인 곳을 다시 살펴봤다. VIP 회원인 곳들은 정기적으로 할인 쿠폰도 주고, 여러 무료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다른 곳이나 새로운 곳을 가기보다 기존의 다양한 혜택을 주는 곳에서 소비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굳이 그곳에서 사야 할 필요도, VIP 회원을 유지할 이유도 없었다.


VIP 회원이 아니면 다양한 혜택이 없어지는 것 같아 아쉬웠지만 결국 내가 먼저 구매했던, 또는 앞으로 구매하면서 낼 돈들로 돌려받는 혜택들이다. 그 회사들이 나를 챙겨준다는 착각 속에서 소비를 더 했을 뿐이다. 생일 쿠폰, 특별한 날에 제공되는 쿠폰, 무료 혜택 모두 기업의 철저한 계산 속에 제공됐을 것이다.



백화점, 영화관, 항공사,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드럭스토어, 통신사, 신용카드 크게 이 곳의 VIP 혜택을 받아왔다. 매년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특정 가게만 가기도 했고, 구매 금액을 맞추기 위해 또는 제공되는 쿠폰을 사용하기 위해 괜히 더 방문한 적도 있었다. 신용카드 한 개는 없앴고,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도 해지했다. 영화관도 어차피 볼 영화들도 없다. 어찌 보면 코로나 덕분에 실행이 더 쉬워졌다. 막상 갈 때가 되면 받아왔던 서비스들이 아쉬울 수 있겠지만 그 잠깐 몇 번을 위해 유지할 비용을 생각하면 그럴 만한 가치가 있진 않다.


VIP는 Very Important Person이다. 20대 80의 법칙대로 상위 20% 고객이 80%의 매출을 책임진다. 기업의 입장에서 VIP 고객은 매우 중요한 사람이 아닐 수 없다. 매출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는 충성 고객들이니 기업 입장에서는 조금만 넛지를 하면 더 구매를 해줄 고객인 것이다. VIP 고객의 함정이 여기에 있다. 나는 누구한테 더 중요한 사람이 될 것인가?


keyword
작가의 이전글미안하지만 오늘은 안될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