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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국회의원 안민석 Aug 10. 2020

황룡사지에서 독산성 복원을 생각하며

지난주 독산성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경기도 연구용역 중간발표가 한양대에서 있었습니다. 기라성 같은 당대의 전문가들이 독산성 유네스코 등재를 위해 한자리에 모인 사실만으로 가슴이 뛰었습니다. 또박또박 독산성의 꿈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 유학시절 수업시간처럼 발표회 동안 숨죽이며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 열심히 경청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수원화성 용주사, 융건릉, 독산성 궐리사를 한데 모은 정조 문화권 전체를 벨트로 묶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추진하자는 것으로 대체적인 방향을 제시하였는데 그동안 물밑에서 검토되던 방향과 거의 일치되어 다행이었습니다.           


발표 후 토론의 말미에 저에게도 발언할 기회를 주어 연구자들에게 보탬이 되도록 소견을 말씀드렸습니다. 첫째, 독산성을 쌓은 돌과 고인돌 공원의 고인돌이 같은 채석장일 가능성 둘째, 대머리 독의 독산성이라면 임진왜란 때에는 나무가 없었을 가능성이 크고 그렇다면 앞으로 성 주변을 벌목 등으로 옛 독산성 주변 모습을 복원할 필요가 있다는 소견이었습니다. 다행히 전문가들이 수긍하는 눈치여서 함께 풀어야 할 과제가 되었습니다. 역사에 무지했던 한 정치인에게 한신대 김준혁 교수와 보적사 인해 스님의 가르침으로 독산성을 가슴에 안은 지 10년이 되었고, 이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의 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어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행사 후 뒤풀이 장소에서 옆자리에 계신 한양대 박물관장님께 지난해 발굴하기 시작한 신라시대 독산성 성곽을 어느 정도 복원할 것인지 대해 여쭈었더니 경주 황룡사지처럼 디지털 복원하면 좋을 듯하다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사실 신라 진흥왕 시기에 만든 독산성이 지하에 묻혀 있다는 사실이 지난해 발굴로 처음 알려졌고 놀라움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독산성에 묻힌 신라시대 성곽 전체를 발굴하려면 수십 년 걸릴 것이고, 예산도 천억 단위가 훨씬 넘을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면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하고 어디까지 발굴할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신라시대 독산성 전체를 디지털화하여 3D로 볼 수 있다면 현실적 대안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임시국회 폐회 즉시 황룡사지를 보기 위해 경주에 갔습니다. 



신라 진흥왕이 2만 평 대지에 왕궁을 새로 짓던 중 하늘에서 황룡이 나타나 왕궁 대신 절을 짓도록 하고 절 이름을 황룡사라 불렀습니다. 그리고 9층 84m 높이에 이르는 목탑을 세웠습니다. 황룡사를 짓던 시기와 삼국통일을 꿈꾸며 한강까지 진출하며 독산성을 축성하던 때가 진흥왕 시절로 일치하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특히 황룡사를 축성하던 모습이 3D를 통해 생생하게 재현되는 모습을 보며 독산성 축성과 군사들의 전투 모습 그리고 1500년 전 독산성 전경과 오산을 3D로 재현할 가능성과 필요를 느꼈습니다. 하루빨리 제대로 복원된 독산성을 볼 수 있도록 전문가들을 만나겠습니다. 황룡사지를 디지털로 복원한 전문가들이 있는 부여 한국전통문화대학교를 방문하여 독산성 디지털 작업을 위해 상의하도록 하겠습니다. 시민과 함께 꾸는 독산성의 꿈이 영글어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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