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깟 성공이 뭐라고

성공의 기준을 경제 논리로 줄 세우는 광고 따위는 하지 말라

by 암시랑

푹신하고 안락해 보이는 차에 앉은 아이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불안해 보이기도 하고, 무슨 할 말이 잔뜩 있지만 정작 대답을 들으면 큰일이 날 것 같은 두려움도 느껴진다.

다름 아닌 그랜저 광고다.


아이는 갑자기 하교 길에 데리러 오고 공개수업에 오는 아빠를 향해 체념한 듯 묻는다.


"아빠 짤렸어?"


요즘 세상은 초딩도 안다. 아빠가 경제력을 잃으면 지도 삶이 팍팍해지는 걸.

학원도, 피아노도 태권도도 수영도 더 이상 남 얘기며, 난 더 이상 친구들과 대화조차 못하고 심지어 게임 수준도 차이 날 거라는 걸.

경제력을 잃는다는 건 상대적 박탈감이 최고치로 레벨 업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그건 아빠가 더 이상 출근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일일 뿐이라는 걸 아이들도 다 안다.

놀 시간이 많아진 아빠의 여유로운 시간은 어디까지나 아빠가 돈을 잘 벌면서 그래야 한다. 그래야 가족 모두 불안하지 않고 안심을 할 수 있는 거다.


광고를 보고 더럽게 우울해졌다.

아빠 노릇 잘하려면 성공해야 한다고 내몰리는 듯하다.

누구는 이런 광고가 불편하면 자신을 돌아 보라던데…

그런데 암만 돌아봐도 사회적 불평등을 개인의 문제로 돌리는 이런 류의 광고는 분명 마음에 안 든다.

그깟 성공이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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