隔世之感

by 암시랑
안돼! 나 오늘 신체검사날이야.


7시도 되기 전, 아침 일찍 출근하는 길에 부지런을 떨어 딸아이를 등교시켜주는데 차 안에서 초콜릿을 주니 딸아이가 손사래를 치며 하는 말이다.


신체검사,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 말이 아닌가.

요즘도 하고 있는 줄 몰랐다.

그리고 채변을 하지 않는다는 것도 몰랐다.


더욱 놀라운 건 초등학교 다닐 때도 하지 않았다니.

딸의 말에 격세지감을 느끼는 게 이상할지 모르겠지만 그런 기분이 들었다.


나는 고등학교를 다닐 때도 채변을 해야 했다.

당시 아이들 누구나 그랬겠지만 채변은 내 것이 아닌 친구의 것이기도 했고

그것도 여의치 않을 때는 길에 있던 사람인지 개 거인지 모를 것도 있었다.

그럴 땐 여지없이 선생님의 면박과 함께 한 움큼의 기생충 약을 먹어야 했었다.


어쨌거나 학창 시절의 일들이 새록 떠오르며 출근 길이 조금은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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