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서평

[에세이] 해송길 위에서 건네는 안부

| 나를 치유하는 가장 오래된 언어에 대하여

by 암시랑

나는 언제 들어도 '강릉'에 설레는가. 강릉 바다가 보이는 해송길 작가의 산책로는 상상만으로도 솔 숲 향기 가득 머문 바람이 머릿속을 지나 그냥 눈을 감게 된다.


작가 정정희는 교육업에 10년간 종사하며 도시에서 치열하게 살았다. 자연과 끊어져 외로움과 고단함 지치자 고향 강릉으로 돌아와 해송길을 걸으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그 치유의 경험을 기록으로 남겼고, 이를 통해 독서와 글쓰기 모임과 환경 봉사단 '코뿔소'를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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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고작 10년의 치열함으로 너무 호들갑스러운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그랬다가 월급 루팡이 아닌 이상 도심의 삶은 누구에게나 치열할 테니 길고 짧음은 상관없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도시에서 나고 자란 내가 자연을 그리워했던 적이 있었나 싶었다가 '첫 숲'이 있을 리 만무한 삶이 갑자기 바삭거리며 건조해졌다.


이 책은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멈춤과 사색의 시간을 선물한다. 시작부터 작가의 고향, 어흘리의 할머니 뒷산을 뛰놀던 기억이 섬세하게 펼쳐지는데, 다닥다닥 붙은 담벼락 사이로 어쩌다 나타나는 흙바닥이 아니면 흙먼지 날리는 학교 운동장에 패키지처럼 제공되는 철봉, 정글짐, 늑목, 뺑뺑이 같은 쇠붙이에 익숙한 내게는 부럽기만 한 기억이다.


지독한 번아웃으로 가장 힘들 때 가장 그리운 곳에서 가장 편안한 호흡으로 걷고 쓰며 치유됐던 작가의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읽는 내내 마음이 초록 거렸다.


그리고 그 산책길에서 들리고 바라보는 풍경들을 어떻게 느끼고 관찰하는지를 설명하면서 챕터의 마무리를 자신만의 치유 글쓰기 노하우로 전하고 있어 지금 마음이 지치거나 무너지고 있다면 자연스럽게 펜을 들고 마음을 다독이는 시간을 선사한다.


그렇다고 산책과 일상의 단상들 속에서 펼쳐지는 풍경을 단순히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 길 위에서 만난 자연과 이웃, 그리고 부모님 등 자신의 내면을 진솔하게 기록하면서 작가는 끊임없이 "당신의 마음은 안녕한가요?"라고 질문하는 통에 나는 언제고 내게 안부를 물었던 적이 있었나, 생각하고 위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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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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