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서평

[미디어/언론] 공짜 뉴스는 없다

디지털 뉴스 유료화, 어디까지 왔나?

by 암시랑


머리말을 읽으며 이 책을 읽어야 하나 마나를 잠시 고민했다. 사실 요즘 세태는 기사, 뉴스를 믿을 수 없다는 게 현실이고 일상다반사 중 하나라면 점에서 언론에 관련된 주제는 어쩔 수 없이 관심이 간다.


'공짜 뉴스'라는 제목에 호기심이 일었다. '가짜 뉴스'도 아니고 공짜라니. 우리가 접하는 언론사의 작태에 대한 깊은 반성일까? 여러 생각이 복잡해졌다.


아뿔싸! 이 책은 대한민국 언론을 믿을 수 없다는 사실이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고 군사독재를 지나 저널리즘 회복을 위한 노려도 잠시 다시 두 박 씨들 덕분에 다시 군사독재 시절의 언론으로 돌아간 것도 모자라 거짓 기사가 판치게 된 현실에 자성을 담은 목소리라고 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언론사 쇠락에 대한 하소연이라는 느낌이 많이 든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대한민국의 언론을 믿을 수 없는, 이런 사태를 만든 건 분명 기자들의(일부 기자라고 하기엔 기레기들이 너무 많다는 것도 사실이지 않을까.) 책임도 크다. 물론 사주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


저널리즘이라는 확고한 공공의 펜이 아닌 경제적 논리로 휘둘리는 펜은 사람들의 눈과 귀를 막아 버리는 것임을 알면서도 그렇게 마구 놀리는 손모가지 때문에 우린 뉴스를, 기사를 믿지 않게 됐다.


그래서 이 책이 그런 자숙의 의미로 좀 더 나은 저널리즘의 회복을 위한 노력의 자구책이 아닐까 싶어 은근 기대했다. 아니 바랐다. 그런 책이기를. 하지만 머리말에서 저자는 우선 이 책이 '한국뉴스통신진흥원'의 총서의 일부이며, 뉴스에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정당성에 대한, 그러니까 언론(종이 신문을 비롯한 인터넷 신문까지도) 유료화는 당연하다는 논리가 주요 주제다.


고로 이 책은 '기자들이여, 제대로 쓰자!'라는 이야기에 앞서 유료화가 왜 필요한지, 언론사의 쇠락을 막아야 함에 대한 자국책에 가까운 변명이 먼저인 듯하여 속이 시끄러워지며 멈칫하게 만든다. 특히 조선일보 인터넷 일본판에 대한 심층 보도를 기억하는 나로서는 꽤나 많은 반감이 들었다.


저자가 우려하는 신문 산업의 몰락이 과연 디지털 신문의 영향'만'일까? 왜 그들은 뉴미디어에 저널리즘 상실을 엎어씌우려는 건지 화가 난다. 저자는 신문의 구독률과 광고 수입은 계속 줄고 있는데 신문사의 광 고 지출은 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언론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언급하긴 하지만 결국 유료화는 어쩔 수 없는 대안이며 '다른 나라도 다 그렇다'라며 사례를 총서답게 도표와 숫자를 열거하며 아주 자세히 다룬다. 어쨌거나 그들은 제대로 쓰지 않는가.


대한민국의 신문사들은 루퍼트 머독의 "양질의 저널리즘은 값싼 것이 아니다."라는 주창을 기억해야 유료화의 변화가 자리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그저 자극적인 제목으로 낚시성 가십 기사만 남발하고 저널리즘과는 거리가 먼 '카더라'라는 기사는 기레기라는 인식만 증폭 시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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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이 숨기고 있는 비리를 파헤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정권이 우파에서 좌파로 바뀌더라도 바뀌지 않는다." p43


아, 멋지지 않은가. 이런 게 저널리즘이 아닌가 말이다. 이 멋진 저널리즘 군단 메디아파르트가 영감은 받은 인터넷 신문이 국내 인터넷 신문사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한데 대한민국 언론의 현실은 진짜 창피할 정도로 질이 낮다고 여기는 건 내 생각만 그럴까.


세계 유수의 신문사들의 유료화 진행 방식과 가격 책정 등의 분석을 꽤 상세히 보여주고 있지만 읽는 내내 내 생각은 기승전저널리즘이다. 가격의 고저는 기사의 자부심에서 결정되어야 한다. 결국 잘 써야 돈 내고 본다는 이야기다. 사주가 뭐라 든 정권이 뭐라 든 저널리즘이 죽은 기사에 돈을 내라는 건 날강도 심보다.


물론 이 책이 신문사들의 사활이 걸린 인터넷 신문의 유료화에 따른 연구적 내용을 담은 총서라는 점에서 미국, 영국, 일본 등 세계 여러 나라의 다양한 사례를 들며 유료화의 필요성을 자세한 데이터와 함께 제시하고 있다 해도 그래서 심혈을 기울여 작성한 뉴스 기사는 그저 하루에 소비되는 텍스로 끝나는 게 아닌 저작물로 독자는 당연히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는 분명 공감한다.


한데 그 기사가 비용을 지불할 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것은 기자 스스로 증명해야 할 게 아닌가. 여전히 조회 수와 클릭 수만 늘리려는 가십성 기사와 자극적인 제목으로 선동에만 열을 올리는 기사와 신문사들에게 독자는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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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달걀과 닭을 비유하며 어떤 게 먼저인지 고민스럽다는 뉘앙스를 비췄지만, 이건 분명 제대로 된 기사가 먼저다. 더 이상 기레기라는 단어가 기자를 대변하는 용어가 아니고 그들 스스로도 이런 말을 듣는 걸 수치스러워하며 자성할 때 독자는 스스럼없이 지갑을 열지 않을까?


저널리즘이 사라진 시대라고들 한다. 대한민국은 사라졌다기보다 그냥 죽었다. 목숨을 걸고 혹은 신념을 걸고 저널리스트라는 자부심에 영혼을 담는 기자들이 다시 일어설 때 우린 단 한 줄의 기사도 믿을 수 있으며 그에 따른 비용 지불이 당연하다 생각하지 않겠는가 싶다.


저자도 '유료 뉴스를 이용하고 싶지 않은 이유'라는 질문에 '가짜 뉴스, 지라시 등의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노출되기 싫어서'라는 응답이 91.2% 달한다고 밝히며 언론사들의 문제점을 꼬집고 있기도 하다.


어쨌거나 이 책으로 통해 '뉴닉'이라는 새로운 뉴스 집단도 알게 됐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형태의 언론도 주목받으면서 언론사의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정보 전달로 그치는 언론은 이제 그만 되어야 한다는 생각도 들기도 했다.


저자의 의도대로 그저 언론(특히 신문사)의 디지털화에 따른 유료화가 연구 목적이라는 점을 밝혔음에도 개인적으로 기사들에 대한 불신이 너무 팽배한 탓에 편협적인 서평이 되어 버린 듯해 아쉽기도 하다. 이 책은 그냥 유료 신문에 대한 총서다. 딱 그뿐이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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