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죽음, 두 개의 시선 - '법의학의 대부'가 말하는 검시의 세계
"모든 죽음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고, 그것을 찾는 것은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과정이다."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검법남녀의 백쌤의 "모든 접촉은 흔적을 남긴다"라는 대사가 기억날 만큼 이 책은 법의학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다양한 사례 아니 사건들을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게 읽게 된다. 그러다 의문이 드는 사건이 있었다.
유원지에서 시체가 발견됐는데 전문 검시관이 아니라 동네 병원 의사에게 부검을 맡긴다? 정황상 살인 사건인데도? 여하튼 읽으면서 부검의도 됐다가 사건을 추리하는 검사도 됐다가 하며 쏠쏠하게 흥미와 재미를 동시에 느끼며 읽었다.
"시체 자체에만 매달릴 경우 가장 가까이에 있는 진실을 보지 못할 수 있으므로." p82
이 책은 일상에서는 쉽게 접해 볼 수 없는 다양한 사건·사고들에 대한 사례를 간접적으로나마 접할 수 있다는 점이 꽤 흥미롭다. 하지만 검시나 부검의 과정 일부만 간략하게 소개되는 정도라서 드라마 속 같은 사건의 내용이나 결말이 주는 쫄깃한 긴장감이 없다는 점은 좀 아쉽기도 했지만 저자도 "검시 의사는 과학자일 뿐 수사관이 아니다."라는 격언에 입각해 사건의 판단보다는 해석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읽으면서 드라마 같은 셜록 홈스의 서사를 기대했던 나로서는 아쉽기도 했지만 사람의 죽음에 대한 사인을 밝히는 검시의의 시선으로 바라본 생사를 결정짓는 아주 작은 단서를 찾아내는 일은 굉장히 흥미로운 일이었으며, 한편 황당하리만치 너무 어이없는 죽음에도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은 안전불감증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만들기도 한다.
법의학, 검시의에 대한 세계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고 삶과 죽음에 대한 좀 더 다양한 시선을 갖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