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민망한 짓을!

by 암시랑

썼다 지웠다를 수없이 반복하면서 '내가 이렇게 발행해도 될까?'라는 자책에 가까운 질문을 했다.


브런치라는 플랫폼에 글을 쓴다는 일이 왠지 도전처럼 보이던 때,

우연히 한 번의 시도에 덜컥 브런치 작가라는 타이틀이 주어졌다.


우쭐한 마음에 이런저런 글을 올리면서 갑작스럽게 바뀐 인생을 돌아본다.

그때는 말도 안 되는 절망적인 일들이 이제는 사는 방식이 차이일 뿐이라고,

별일 아니라도 너스레를 떨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때론 아프고 때론 깊숙이 침잠하는 서글픔과 속내를 감춘 채 웃어야 하는 일들이

글을 쓰면서 가시처럼 불쑥불쑥 솟아 아프게 찌르기도 했다.


나를 규정하는 생김새나 목소리,

지랄맞은 성격에 더해 장애는 언제부턴가 나를 표현하는데 자연스러운 특성이 되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를 사는 삶.

20년을 비장애인으로 살다 30년을 장애인으로 살고 있는 삶이 더해져 내 인생이 참 버라이어티 해졌다는 생각을 한다.


애니메이터, 디자인 강사를 거쳐 사회복지사로서 쉬지 않고 달려온 일들이 활자에 고스란히 녹아져

장애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고 인식의 문제라는 목소리가 담겼으면 싶다.


브런치에 글을 쓴 지 고작 3개월,

작가를 모집한다는 공지 글에 가슴이 설레고 결국 내 브런치 북 발행 버튼을 눌러 버렸다.


부끄럽고 민망하지만 내 글이 여러 사람과 읽혀 '장애'를 장애를 보지 않게 되는

그래서 더 이상 '좋은 일'을 사회복지사가 떠맡아 하지 않아도 되는,

그렇게 사회복지사가 필요 없는 그런 세상이 왔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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