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준비에도 자격증이 필요한 시대?

말도 안 되는 21세기 노후를 대하는 자세

by 암시랑

유명 포털 블로그 섹션에 얼마 전부터 이상한(?) 배너 광고가 눈에 띄었다. 사회복지사 2급을 취득하면 '노후 준비가 한 방에 해결된다'라는 광고다. 이런 얼토당토않는 광고에 노후를 준비하는 많은 사람들이 '혹'하면 어쩌나 싶은 걱정이 돼서 오지랖을 떨지 않을 수 없다.


사회복지사 1급은 국가 공인 자격시험이 있다. 하지만 2급은 시험을 치르지 않고 관련 교과목 이수와 실습을 마치면 주어진다. 당연히 쉽게 사회복지사의 자격이 주어진다. 게다가 2급은 관련학과를 졸업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말 그대로 '자격'만 주어지는 것이지 사회복지사로 현장에서 열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힘들게 공부한다고 사회복지사의 자질이 훌륭해지는 건 아니지만 전문적 공부를 통해 함양할 수 있는 폭은 확실히 넓다고 할 수 있다.


여기저기 광고하고 있는 인터넷 교육업체나 학점은행제는 필수가 10과목, 선택이 4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과목 당 55,000원을 기준 잡더라도 총 770,000원의 비용(교재가 제공되는지 모르겠으나 기타의 비용은 제외)을 들여 과목을 수강하고 사회복지기관에서 대부분 4주 정도 별도의 현장 실습을 마쳐야 한다. 그래야 자격증이 제공된다.


교육과 현장 실습을 마쳐서 2급 자격 취득을 했다고 쳐도 이 자격증이 어떻게 노후준비를 한방에 해결해 줄지 사회복지 은퇴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나는 아주 궁금하다.

Screenshot 2019-09-02 at 15.38.46.jpg 네이버 캡처



현행으로는 사회복지사의 은퇴는 60세. 기관장이 65세다. 이미 은퇴 시기가 가까운 사람이 여차저차 해서 자격을 취득한다고 해도 기관장이 되는 길은 아주아주 어렵다. 기관장은 자격증만 보는 게 아니라 경력과 경험이 중요하다. 물론 관련 학업 성취도 또한 아주 중요하다.


나는 40대 중반부터 사회복지사로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이런저런 일을 하다가 늦은 나이에 운이 좋게 사회복지기관에 입사를 했다. 처음에는 사회복지사 자격이 아니라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엿다. 이후 편입을 해서 졸업하고 지금까지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다.


현행처럼 60세 은퇴가 유지된다면 나는 은퇴가 딱 10년 남았다. 남은 10년 안에 내가 기관장이 될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고로 나는 잘 버티다 조용히 은퇴를 하는 게 최선이다.


벌어 논 것도 없고 할 줄 아는 것도 많지 않다. 은퇴 이후 뭘 해야 할지 앞길이 깜깜한데 광고처럼 한방에 해결되는 노후준비가 도대체 뭘까 그것이 알고 싶다.


이미 사회복지로는 노후가 보장되지 않아 오히려 은퇴 이후 뭐라도 해 먹고살아야 해서 나는 서울시에서 운영 중인 50+에 가입하고 살길을 궁서체처럼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현실이 이런데 노후를 보장해 준다느니 하는 이런 광고를 보고 비슷한 또래의 은퇴를 앞둔 사람들이 혹할까 걱정이 된다. 솔직히 창업을 위한 노후 준비는 어쨌거나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도 있긴 하겠지만 전문가 영역이 달랑 자격증 하나 취득한다고 해결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지 않을까.


노후의 불안한 미래를 담보로 이런 광고를 하는 것도 탐탁지 않지만, 광고를 전적으로 믿는 것보다 현실적으로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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