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명?!

하늘의 뜻은커녕 사람 뜻도 헤아리기 어렵기만 하다.

by 암시랑

나이가 든다는 건, 그만큼 마음이 여유로워진다는 말이다. 그래서 사람 나이 예순을 이순이라고도 한다. 귀가 순해져 타인의 말을 잘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아직은 이순이 좀 남아서인지 타인의 말과 마음을 나누는 게 서투르다. 아니 힘들다.

생일이라고, 아니 생일이라서 선물을 이것저것 받았다. 딸에겐 시집을, 아들에겐 책갈피를, 절친 아내에게 빠바 케이크, 팀장님껜 서른한 가지 아이스크림 케이크, 국장님의 1차 문상에 2차 스벅 텀블러를. 선물만 받고 마음은 나누지 않은 듯하여 얌체처럼 보였으리라.

사는 동안 얼마나 더 많은 관계를 만들어야 할지 모르겠으나 바라건대 마음을 나누는 몇이라도 있었으면 한다.

하늘의 뜻을 알만하다는 나이임에도 고작 사람 뜻도 헤아리지 못하는 인생이라 생각만 많아지는 밤이다.

하루 종일 생신이라는 인사를 받다가 생일이라고 큼지막하게 적어준 국장님의 센스에 엄지를 세운다. 그리고 며칠 씩 종이컵을 재사용하는 불쌍한 중생에게 2차 선물까지.

아프지만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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