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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mugae일공오 Jun 08. 2021

대화 1

그는 갑자기 나에게 자신이 불면증과 수전증이 있으며 약을 먹고 있다고 전했다.

정신의학과에 다니고 있으며, 약을 위해서 그냥 다니는 것뿐이지 자신의 상황이 해결 가능 한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에게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그는 자신에 대해 담담히 말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왜 이런 것 같은지.그가 겪고 있는 증상에 대한 원인을 그도 잘 모르는 듯했다. 내가 보기엔 감정의 습관 같기도 했다.

그에게 가장 최근 행복했던 기억을 물어보았다. 돌아온 대답을 들었을 때, 나는 내가 생각한 행복이란 단어의 정의와 그가 생각한 행복의 정의가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약기운이 돌기 시작했다. 그는 얘기를 이어나갈 수 없는 상태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는 계속 대화하고 싶어 했고, 목소리를 듣고 싶어 했다. 그와 나는 평소에 가까운 사이가 아니다. 그냥 농담 따먹기나 하는 사이일 뿐이다. 그런 그의 모습은 처음이었다. 그는 그렇게 사람에게 매달리지 않았었다. 그는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가지 말라며 애원했다.(거의 그렇게 느껴졌다.) 갑자기 그를 그렇게 만든 것은 약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그의 약점을 편하게 내보여도 된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분위기였을까. 나는 그저 듣기만 했다. 나는 모두 비슷하구나,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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