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mugae일공오 Aug 29. 2021

나는 너무 공허해요, 땡벌 - 1편

밥을 먹어도, 일을 해도, 취미 활동을 해도, 사람을 만나고 있는 순간조차도 공허하다, 공허해.


부모님으로부터 충족되지 못한 애정의 결핍 때문인지 나는 평생을 진정한 인간관계에 집착하며 살았다. 그 관계가 어떤 형태이던 상관없이, 누구 하나 걸려봐라 하는 심정으로 사람들에게 진정한 애정을 요구했다.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애정은 무엇일까?  특별한 일이 없어도 상대방의 안부가 궁금하고 연락해 줄 수 있는 정도? 힘든 일이 있을 때 기꺼이 자신의 일처럼 도와줄 수 있는 정도? 사실 난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어떠한 단점을 가지고 있어도 그 모습 그대로 인정하고 이해해 주며, 잠시 멀어질 수는 있지만 도저히 뗄레야 뗄 수 없는 정도의 애정.


사실 이건 가족 아닌가. 아니, 가족이어도 어려울 것 같다.


이 와중, 굉장히 모순적인 부분은 사람들에게 (나만의 기준이 있는) 진정한 애정을 요구하면서도 나 자신은 그 사람들을 굉장히 피곤하고 힘들게 했다는 점이다. 내가 점 찍어둔 사람들이 나를 얼마나 아끼나, 사랑하나, 나에게서 떠나갈까 아닐까, 전전긍긍하며 그 확인 작업을 집요하게 반복하였다. 그러한 과정에서 내가 아끼는 사람들의 마음은 황폐해져갔고, 나에게 애정을 나눠 줄 여유마저 잃었고, 관계는 종료되었다.


내 세상은 흑과 백이었다. 내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 나는 그 몇 사람이 정말 너무 좋았고, 상대방에게도 내가 그런 좋은 사람이고 싶었다. 하지만 상대방에게 모든 것을 맞춰주려고 하는 것도 아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내 자존감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상대방을 배려하려고 했다. 이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우선적으로 중요한 것은 '나'니까. 내가 있어야 어떠한 관계든 생길 수라도 있는 것이니까.

어쨌든, 나의 친구들과 연인들은 언제나 멀어져 갔고 나는 매 순간마다 무너졌다.


누군가 말했다. 그렇게 누군가와 깊은 관계를 맺고 싶고 그게 너무 중요하다면 그것을 목표로 상대방에게 정말 헌신적으로 하면 그런 관계가 생기지 않겠냐고. 어느 정도 헌신을 해야 그런 관계를 만들  있는 걸까?  자신 있는 그대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그득한 에게 그렇게 해서 돌아오는 애정은.. 내가 본모습을 한순간이라도 보였을 시에, 상대방이 떠나갈 것이라는 불안감을 안겨준다.  자체도 공허할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사람이 사람을 변화시키는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