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언제부터 잠이 오지 않으셨나요?
- 2년 전부터 요
A: 잠이 오지 않게 된 계기가 있으셨나요?
- 정확한 계기는 잘 모르겠지만, 그때 한참 2차 시험 준비할 때라 심적으로 불안했습니다.
A: 그럼 지금도 시험 통과에 대한 압박 때문에 불안해서 잠을 못 자고 계신 건가요?
- 아니요, 시험에 합격하고 작년부터 회계법인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정신의학과에서 종합적인 병리 검사를 했는데, 신체적으로는 긴장상태가 지속되고, 정신적으로는 불안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A: 그럼 지금 시험에 통과한 이후인데도 왜 잠에 못 드시는 것 같으세요?
- 정확한 원인은 모르겠네요. 그냥 두세 달에 한 번씩 내원하여 수전증, 불안을 잠재우는 약물, 졸피뎀 등을 처방받아먹고 있습니다.
A: 그럼 시험에 대한 압박감에서 느꼈던 불안감이 습관이 되어 지속되는 건 아닐까요?
-그건 아닙니다. 시험이라기보단, 지금 맡고 있는 업무 자체가 시즌과 비시즌에 따라 업무 강도가 너무 달라요. 거기서 오는 심적 부담감 때문에 숙면 장애가 더 지속되는 것 같습니다. 수전증 같은 경우에는 정신의학과 교수님이 신경과로 오더 내준다고 거기서 정밀검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그랬어요. 정신과에서는 수전증에 대해 원인적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했어요. 불안장애 같은 경우에는 복합성이라서 뚜렷한 원인을 찾는 게 어렵다고 합니다. 엉킨 실타래처럼 하나씩 상담을 통해서 해결해 가자고 하시네요. 조급하게 마음먹지 말자고요.
A: 저 같은 경우에는 성인이 되기 전, 성인이 된 후. 정신의학과에 2번 가본 적이 있어요. 그런데 평소에도 저에 대한 생각을 즐겨하는 터라 그곳에서 하는 상담들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더라고요. 보통 정신의학과 상담 방식은 질문의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나의 내면과 과거를 탐구하여 원인을 나에게서 찾는 거잖아요. 이미 그 과정을 평소에 많이 했던 터라 크게 나아지는 것이 없던 것 같은데. Y님 같은 경우에는 상담 치료가 도움이 되신다고 생각하시나요?
-상담이 제게 효과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약을 복용했을 때 일시적인 치료 효과는 확실하게 있었어요. 그래서 정기적으로 병원에 내원해서 약물 처방을 받고 있고요. 내재되어 있던 이유들이 수험 스트레스로 발현된 것 같아요. 저는 이유를 안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그다지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A: 최근에 가장 행복했던 감정을 느낀 게 언제인가요?
-스무 살 때부터 지금까지 약 9년 정도 보육원에서 어린이 친구들이랑 시간을 보냈어요. 두 달 전 시즌이 끝나자마자 보육원에 가서 시간을 조금 보냈는데, 거기에 있는 7세 친구가 '형아 왜 이렇게 오랜만에 왔어?' 하며 안길 때 느낌이 좋더라고요. 밑 빠진 독에 물 붓고 있는 게 아니구나. 이런 느낌이죠. 서로에게 동화가 된 거죠.
A: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그런 종류의 감정은 성취감에서 비롯된 것 같아요. 성취감도 긍정적인 것은 맞지만 무언가 순수하게 행복하지 않은 느낌이 들거든요. 다른 예시가 있을까요?
- 제가 만났던 여자 친구들은 제가 불면증이 있는 걸 알고 있어요. 근데, 여자친구랑 같이 누워서 여자친구 가슴에 누워서 숨소리 들으면서 잠들 땐 편하게 자더라고요. 따뜻한 체온이 좋은 것 같아요.
그는 약기운에 취해간다.
계속 목소리를 통한 대화를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