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에서…2
아침부터 쇤부른 궁전을 보러 갔다.
어제의 선택에 대한 반성과 후회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자기 전 루트를 생각했다.
궁전은 몹시나 넓고 아름다웠다.
정원마저 좋았다.
정원에 고인 물 웅덩이에 비치는 쇤부른 궁전의 모습까지 좋았다.
하지만 쇤부른 궁전에서 본 것 중 가장 멋지고 아름다웠던 순간은 부부가 아기가 탄 유모차를 끌고 다 같이 러닝 하는 모습이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들과 눈이 마주쳐 멋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고 그들도 나와 똑같은 제스처를 치했다.
내가 나중에 가정을 만든다면 꼭 함께 해보고 싶은 버킷리스트다.
나는 아무래도 어떤 풍경이나 전시보단 사람에게서 보이는 모습들에서 많은 영감을 받는 것 같다.
-쇤부른 궁전을 걸어 다니면서
비엔나에 오면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인 비포선라이즈의 셀린과 제임스가 청음 하러 간 레코드샵이었다.
여길 가기 위해서 비엔나에 온 것이나 다름없었다.
셀린과 제임스가 서로를 몰래 쳐다보는 그 장면은 정말인지 죽어있던 설렘조차 깨어낼 정도의 장면이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다.
주인 할머니는 두 주인공이 청음 했던 노래 Come here을 틀어주셨다.
그 순간 나는 셀린과 제임스가 청음실안에서 나올 것만 같았다.
비엔나의 오페라하우스는 3대 오페라하우스로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가격 또한 사악하다.
나는 그래도 맛만 보자는 생각으로 제일 싼 가격의 입석을 예약했다.
이런 자리는 옷도 신경 써서 입어야 한다길래 최대한 깔끔하게 입고 여행 와서 한 번도 신지 않았던 로퍼를 신었다.
다신 안 신을 거다.
입석 후기를 보니 앞사람 뒤통수밖에 안보였단 말을 듣고 나는 기대감 없이 오페라 하우스로 향했다. 직원에게 티켓을 보여주니 방으로 안내해 줬다.
내 자리를 보니 딱 봐도 안 보이는 자리였지만 운이 좋게도 내 앞 좌석이 비었다. 나는 앞 좌석에 앉아서 공연을 봤다. 정말 황홀했다.
한마디로 울림이 달랐다. 원래는 1시간만 보고 나올 예정이었는데 3시간을 다 보고 나왔다.
아니 3시간이 지나있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돈을 더 내고서라도 좋은 좌석에서 관람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비엔나에서의 마지막 밤이어서 나는 셀린과 제임스를 찾기 위해 오페라하우스야경을 구경하러 갔다.
많은 연인들이 오페라하우스를 배경 삼아 밤을 즐기고 있었다. 나는 제임스처럼 생각했다.
사랑이란 건 혼자가 되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에 탈출구야.
사랑은 완전히 이타적이지. 하지만 사랑만큼 이기적인 것은 없어. 그리고 셀린처럼 생각했다.
만약 이 세상에 신이 있다면 너나 나 우리 안에 존재하는 게 아니라 우리 사이에 존재한다고 생각해.
이 세상에 마법이란 게 있다면 누군가 사랑하고 함께하려는 시도에 존재할 거야.
라는 좋아하는 비포선라이즈의 대사를 곱씹으며 나도 연인들을 배경 삼아 밤을 즐긴다.
마지막 비엔나에서의 밤에서 난 내일 언제 작별인사를 할지 걱정하다 지금 미리 작별인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