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 Theater -The Astonishing
올해의 음반은 정해진 듯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올해의 음반은 정해진 듯하다. 10개월이 조금 넘게 남은 2016년에 드림 씨어터의 13번째 음반을 뛰어넘을 수 있는 음반이 나올 거라는 생각이 감히 들지가 않는다. 그만큼 엄청난 음반이므로.
<The Astonishing>은 쉬운 음악은 아니다. 여태껏 드림 씨어터의 음악이 쉬웠던 적이 어디 있었겠냐만, 본작에 있어서는 조금 의미가 다르다. 복잡한 곡의 구조, 변화무쌍한 리듬 전개 등으로 청자의 예측을 깨부수는 것이 기존 드림 씨어터의 음악이었다고 한다면 이번 음반은 보다 깊은 ‘감정 이입’을 요구하고 있다. 음반 전체를 관통하는 이야기 구조 때문이다.
서기 2285년 미국, 세계의 패권을 거머쥔 ‘The Great Northern Empire’과 저항군 ‘Ravenskill’ 사이의 대립과 그 중심에 있는 인물들. 인류의 구원자에서 제국의 폭군까지, 대립각에 놓인 인물들의 목소리를 그려내기 위해 보컬 제임스 라브리에는 어느 때보다 섬세한 묘사에 힘을 쏟고 있다. 노래라기보다는 오히려 연기라고 보는 편이 옳을 지도 모를 정도로. 그의 역량이 가장 빛을 발하는 부분이다. 솔직히 말해, 이전까지 라브리에가 드림 씨어터에 있어 옥에 티라고 떠들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두 번째로 감탄하게 되는 부분은 악기를 맡은 멤버 간의 놀라운 균형 감각이다. 화려한 기교를 뽐내기로 정평이 나있던 과거와는 다르게 전면에서 그들의 연주는 최전선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다. 라브리에의 목소리를 통해 전개되는 이야기를 돋보이게 하기 위함이다. 물론, 이는 두말할 것도 없이 대성공이다. 존 페트루치, 존 명, 조던 루데스, 마이크 맨지니 모두 밴드 안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완벽히 자각하고 있는 듯하다.
‘킬링 트랙이 없다’는 비판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기존의 음악 청취 자세를 그대로 끌어온 결과로 생기는 오류이다. 아이언맨을 보던 영화 팬이 드라마 셜록을 보면서 ‘주인공이 너무 약하네’라는 비난을 할 때 욕을 먹는 건 영화가 아니라 팬이지 않은가? 만약 여러분이 ‘음악이 한 귀에 안 들어오는데요?’라는 물음이 든다면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생각해보길. 주인공이 다짜고짜 노래를 부르며 여기저기 뛰노는 모습을. 이 음반도 마찬가지다. 소리가 주는 이미지를 머릿속으로 영화처럼 그려간다면 감상이 한 결 편해질 겁니다.
아. 이젠 안 되겠다. 한 번 더 들어보러 가야겠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음반이다.
음반 : The Astonishing
음악가 : Dream Theater
발매일 : 2016.01.29
수록곡
CD1
1. Descent of the NOMACS
2. Dystopian Overture
3. The Gift of Music
4. The Answer
5. A Better Life
6. Lord Nafaryus
7. A Savior in the Square
8. When Your Time Has Come
9. Act of Faythe
10. Three Days
11. The Hovering Sojourn
12. Brother, Can You Hear Me?
13. A Life Left Behind
14. Ravenskill
15. Chosen
16. A Tempting Offer
17. Digital Record
18. The X Aspect
19. A New Beginning
20. The Road to Revolution
CD2
1. 2285 Entr'acte
2. Monent of Betrayal
3. Heaven's Cove
4. Begin Again
5. The Path that Divides
6. Machine Chatter
7. The Walking Shadow
8. My Last Farewell
9. Losing Faythe
10. Whispers on the Wind
11. Hymn of a Thousand Voices
12. Our New World
13. Power Down
14. Astonish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