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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개 뮤직 Mar 31. 2016

데드 버튼즈-Some Kind Of Youth

리뷰를 빙자한 인디씬에 대한 단상.

<데드 버튼즈는 2인조 로큰롤 밴드이다. >

                          

<데드 버튼즈 정규 1집 Some Kind Of Youth.>


올해 1월에 발매되었던 밴드 데드 버튼즈의 정규 1집 <Some Kind Of Youth> 리뷰. 

앨범 발매 시기에 비해서 리뷰가 조금 늦은 감이 있다. 데드 버튼즈의 리뷰를 해야겠다고 결정한 것은 사실 자의에 의해서보단 타의에 의해서인데, 그 타의는 간단하다.

KT뮤직에서 싸인 CD를 보내줬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유명한 평론가라서 그런 것은 아니고 경품에 당첨되었기 때문이다. 경품으로 앨범을 받은 적은 몇 번 있지만 손수 싸인이 되어있는 앨범을 받은 것은 처음이므로 감사한 마음으로 리뷰를 작성하기로 마음먹었다.            

<택배로 받은 싸인CD. 덕분에 오랜만에 오디오로 감상했다.>

사실 나는 인디음악에 꽤나 관심이 많은 편이라 앨범도 즐겨 사고 공연도 즐겨 보는 편이지만 데드 버튼즈라는 밴드의 음악을 관심을 가지고 들어보지는 않았다. 이 말이 조금은 모순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인알못-인디음악 알지도 못하는 사람 소리를 들을지도 모르겠다.)  

독자들의 이해를 위해 설명하자면 인디음악에 대한 나의 관심과 애정은 철저하게 ‘수동적이지만 열렬한 리스너’ 수준에 머무른다고 볼 수 있다. 그 수준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얘기하자면 음악에 미쳐있던 시절처럼 열렬하게 인디음악을 다 찾아 듣지는 않지만 수동적으로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귀에 들리는 (오늘날에는 과거와 비교해 볼 때 좋은 음악이 묻혀있기가 사실 상 더 힘든 시대이다.) 음악들 중 나에게 충분히 좋고 인상이 깊다고 느껴지는 음악은 격렬하게 듣는다. (앨범도 사고 공연도 간다) 충분히 수동적인 자세로 있어도 좋은 음악은 결국에는 어떻게든 듣게 된다. 

그렇게 느꼈던 밴드는 많지는 않고 2010년 전후를 필두로 검정치마, 못, 국카스텐, 칵스, 글렌체크, IDIOTAPE, 잠비나이, 구남과 여 라이딩 스텔라, 갤럭시 익스프레스 정도에 그 경계를 좀 더 확장한다면 술탄 오브 더 디스코, 9와 숫자들, 이스턴 사이드킥, 짙은, 얄개들, 라이프 앤 타임 정도가 될 것 같다.

(친애하는 독자들이 분노하지 않길 바란다. 아무개의 취향일 뿐이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적당히 열거했다.)             

<요즘엔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가 가장 좋다.>

위에서 열거한 밴드들의 특징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는데 그 특징은 크게 (정말 크게) 두 가지 부류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은 바로 ‘충분히 트렌디하고 댄서블 하느냐 아니면 독특한 개성이나 감성(희소성)이 두드러지냐’인 것이다. 아니면 둘 다 이거나. 뭐 공식 같은 것은 아니겠지만 인디씬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조건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글이 다소 위험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저 한 아무개의 취향이자 생각임을 재고해주길 바란다.) 술탄 오브 더 디스코와 잠비나이가 글라스톤베리에 오른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 술탄오브더디스코는 특유의 뽕짝 디스코로 세계 최고, 최대의 락 페스티벌인 글라스톤베리 무대에 섰다.>

제목은 앨범 리뷰라고 써놓고 리뷰는 하지 않은 채로 서론이 무진장 길었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은 본론, 즉 리뷰에서 크게 할 말이 없어서이다. 데드 버튼즈, 아마 홍대에서 라이브를 보고 나왔다면 ‘이 밴드 끝내주는데!’라는 말을 분명히 했을 것이다. 로큰롤 음악이라는 게 그렇다. 라이브가 훨씬 끝내주기 마련이다. 앨범 전체적으로 다양한 음악적 시도들과 함께 젊음과 에너지 그리고 로큰롤이 가득하다. 하지만 어떤 희소성이나 특별함을 찾을 순 없었고 앨범을 처음부터 다시 재생하고 싶진 않았다.   

홍대에서 공연을 보다 보면 종종하게 되는 경험인데, 어떤 밴드의 라이브 공연을 보고 ‘와! 이 밴드 정말 죽여주는데’라는 생각을 가지고 앨범을 찾아 들으면 라이브 때 느껴졌던 생생함과 거친 느낌이 다소 덜해 실망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주로 로큰롤 밴드가 그렇다. 아마 그들이 인디밴드라서, 오아시스만큼 돈이 많지 않아서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노래가 정말 정말 훌륭하다면 때때로 그런 한계를 극복해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데드 버튼즈에게 ‘로큰롤을 하지 말고 잠비나이나 구남처럼 독특하고 특색 있는 음악을 해봐’라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뮤지션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거니까. 그것이 세상으로부터 사랑을 받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는 그다음의 문제이다. 아쉽게도 적어도 나에게는 많은 사랑을 받을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적어도 구린 앨범은 아니다. 충분히 화끈하긴 하다. 

내가 서브컬처를, 인디음악을 사랑하는 이유는 그들의 음악이 아주 아주 식상한 자본의 논리에서 벗어나 그들만의 색깔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냥 잘생겨서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내가 그들에게 '좀 더 개성을 가져!'라고 말할 순 없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인디씬은 개성 있는 뮤지션들의 전쟁터다. 그리고 그곳에서 승리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분명한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장기하와 얼굴들이 그러했 듯, 국카스텐이 그러했 듯 그리고 칵스와 IDIOTAPE이 그러했 듯 물론 다시 한번 말하지만 꼭 승리하고 살아남을 필요는 없다.  

음악은 음악이니까   


P.S.1 난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팬이고 그들의 음악을 사랑한다. 하지만 그들의 앨범을 즐겨 듣지 않는다.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공연에서 그 진가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아마 데드 버튼즈도 그러할 것 같다. 

P.S.2 두 번 들은 트랙. #2(Nothing But You), #3(16-22), #6(Des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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