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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개 뮤직 Apr 08. 2016

Jake Bugg - Jake Bugg

 록 음악계에 정통(正統)으로 날린 꾸밈없는 정통(正統)의 한방

*데뷔 앨범을 UK 앨범 차트 1위에 올려놓으며 혜성처럼 등장한 뮤지션

*노엘 갤러거가 'Godlike Genius'라고 극찬한 천재 뮤지션

*이스트 미들랜드의 밥 딜런



'NEW'

우리는 언제나 새로운 것에 열광한다. 혁신의 아이콘이 된 스티브 잡스가 처음 아이폰을 세상에 선보였을 때 사람들은 그 혁신적인 물건에 열광했고 곧 잡스의 말처럼 휴대폰의 역사는 아이폰에 의해 새로 쓰였다. 예술의 영역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예술가들은 언제나 낡은 장벽 안에 있는 기존의 것들을 뛰어넘어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자 한다. 그들은 어떤 류의 유형이 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새로운 유형을 창조하고자 한다. 그렇게 그들이 낡은 장벽을 뛰어넘어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게 되었을 때 그들은 세상으로부터 추앙을 받으며 역사에 족적을 남기게 된다. 밴드를 대중화시키고 언제나 새로운 음악을 시도했던 비틀즈는 전 세계인에게 사랑을 받았고 아마 인류 역사가 다할 그날까지 우리들 삶에 살아 숨 쉴 것이다. 기존의 화법을 탈피하여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한 화가 파블로 피카소의 그림도 잊히지 않을 것이며, 끊임없는 변화와 실험으로 언제나 새로운 음악을 들려주는 라디오헤드도 그 이름을 대중음악의 역사에 새길 것이다. 새로운 것은 언제나 그 자체로 흥미로우며 영감을 준다.


그렇다면 새로운 것이란 무엇일까? 꼭 존재하지 않았던 것만이 새로운 것이 될 수 있을까? 필자가 종묘 제례악을 새로운 것으로 흥미 있게 받아들이듯 누군가에게 낡은 것이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것일 수도 있다. 즉, '모르고 있던 것' 혹은 '잊혀졌던 것'이 새로운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몇십 년 혹은 몇 백 년 전에 존재했던 패션이 Retro라는 이름 하에 오늘날 다시 유행이 되고, 제이크 버그의 음악이 세상을 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없던 것'이 아닌 '잊힌 것' 또한 우리에게 충분히 새로울 수 있다.


법고창신(法古創新) 그리고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안다는 뜻이다. 그리고 제이크 버그의 음악이 바로 그 예라고 할 수 있겠다. 백문이 불여일청이니 일단 들어나보자.

<2분 29초라는 짧은 시간동안 자신의 매력을 확실하게 어필한 1번 트랙>

잠깐? 내가 재생한 음악이 2012년에 데뷔한 94년생 영국 소년의 음악이 맞는 건가? 놀라지 말라. 맞다. 필자도 처음 들었을 때 '이 포크 냄새 물씬 풍기는 목소리에, 컨츄리풍의 기타는 뭐지? 밥 딜런 인가? 내가 모르고 있던 50-60년대 로커빌리 (로큰롤과 컨츄리의 크로스오버) 밴드의 음악의 노래인가' 하고 놀랐었다. 뭔가 낡은 듯한 느낌이 물씬 풍겨온다. 하지만 흥미로운 건 동시에 너무나도 신선하다는 것. 맹랑한 제이크 버그의 보컬과 지칠 줄 모르고 달리는 통기타, 귀를 찢는 듯한 일렉기타는 마치 마구간에서 튀어나와 황량한 서부를 질주하는 마부와 다그닥 다그닥 달리는 말을 연상시킨다. 2분가량 되는 짧은 시간 동안 제이크 버그는 노래 제목처럼 충격을 선사한다. 'Lightning Bolt'라니. 참으로 뛰어나고 탁월한 1번 트랙이다.

<앨범의 타이틀 곡인 Two Fingers>

1번 트랙에서 전기를 쏘며 말을 타고 튀어나온 제이크 버그는 이어지는 트랙들에서 포크 사운드 위에 직선적이고 날카로운 본인의 매력을 여실히 뽐내며 달려 나간다. 그 와중에 제이크 버그의 보컬이 참 맹랑하다. 참고로 이 뮤직 비디오에서 제이크 버그는 담배를 피우는데 2012년도에 제이크 버그는 18살이었다.

<한 편의 영화같은 Broken의 뮤직 비디오, 빈 공간을 채우는 기타와 제이크의 목소리가 심금을 울린다.>

계속 달릴 줄만 알았던 음악은 잠시 멈춰 다. 황야에서도 달리기만 하면 지치는 법. 오아시스라도 찾은 것인지, 제이크 버그도 달리던 말도 쉬어간다.  음악은 차분해지고 특유의 포크 감성을 뽐낸다. 미국에 가본 적도 없는데 서부의 황야가 보이는 듯 한적하고 평화롭다. 낡은 듯한 포크와 컨츄리 풍의 음악에 더해지는 제이크의 보컬은 특유의 감성과 함께 새로운 신선함을 선사한다. Broken의 뮤직 비디오는 조용한 환경에서 찬찬히 감상해보자.

<뮤지션의 느낌이 풍기는 'Someone Told Me'의 Acoustic Live>

앨범은 포크의 향기를 풍기며, 가본 적도 없는 곳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마무리된다. 매력이 아주 짙었기에 다시 한번 플레이하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다. 이 18살짜리(당시 나이) 소년이 괜히 UK 앨범 차트의 정상에 오른 것이 아니다.


록 음악이 점점 주류에서 밀려나고 동시에 정통 락 밴드들도 얼마 없는 마당에 제이크 버그는 기타 하나와 목소리로 무장해 정공법으로 한방 날렸다. 꾸밈없이 날린 정통의 한방은 음악계에 정통으로 들어왔다. 주류가 아닌, 남들이 별 관심 갖지 않는, 낡아 보이는 포크라는 먼지 쌓인 장르를 제이크 버그는 재발견했다. 제이크 버그는 먼지 쌓인 원석을 들고 자신의 목소리와 기타를 더해 보석으로 만들었다. 락이 죽어가는 시대에 제이크 버그는 그 자체로 보물 같은 뮤지션이 아닐까. (게다가 얼굴도 아주 잘생겼다.)


올해 6월 3집 앨범이 나올 예정이고 여름에 글라스톤베리, 후지 록 페스티벌에도 서니 올여름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사진출처. Jake Bugg 텀블러>

아티스트 : Jake Bugg

발매일 : 2012. 10. 15

길이 : 39:19

1. Lightning Bolt**

2. Two Fingers*

3. Taste It

4. Seen It All

5. Simple as This*

6. Country Song

7. Broken*

8. Trouble Town

9. Ballad of Mr Jones

10. Slide

11. Someone Told Me

12. Note to Self

13. Some Place

14. Fire

**추천곡


P.S.1 9번 트랙인 'Ballad of Mr Jones'는 밥 딜런의 곡 'Ballad of A Thin Man'에서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딜런의 노래에 등장하는 'Ballad of A Thin Man'의 이름이 Mr. Jones이다.

P.S.2 14번 트랙 Fire는 아이폰으로 녹음했다.

P.S.3 오아시스의 노엘 갤러거가 제이크 버그의 데뷔 당시 Godlike Genius라고 칭송하며 자신의 투어에 데리고 다니며 오프닝 무대를 세웠다.

P.S.4 독설가로 유명하다. 제이크 버그는 얼마 전 노엘의 솔로 2집 앨범이 Pretty Crap (쓰레기)이라며 선배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Lightning Bolt의 라이브 영상, 특유의 억양이 더욱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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