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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개 뮤직 May 11. 2016

RHCP - Dark Necessitiess

어째 낯설지가 않다.

정든 친구 존 프루시안테를 떠나보내고(2009년) 2년 후 발매된 음반 <I’m With You>는 여러모로 아쉬움을 안겨준 작품이었다. 플리와 채드 스미스가 깔아놓은 단단한 리듬의 토양 위에서 활개 치던 기타 리프가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후임 조시 클링호퍼의 연주는 RHCP라는 수려한 건축물을 이루는 기둥이 되기엔 너무나 소극적이었다. 후미에서 리듬 지원사격을 하려 했던 그의 의도보다는 탁월한 리프 메이커의 부재가 두드러졌다. 음악가가 추구한 바와 대중의 기대치가 어긋났던 것이다.

6월 발매될 음반의 선행 싱글은 대중의 그러한 기대를 다시 한 번 쿨하게 무시한다. 트랙의 시작을 알리는 베이스 위를 타고 흐른 것은 기타 리프가 아닌 건반 음이다. 1분 정도가 지나서야 기타가 등장하지만 절대 주도권을 차지하려 들지는 않는다. 감초 같은 조연 역할에 충실하려는 듯, 와우 페달을 활용한 리프로 리듬 라인을 뒷받침하거나 공간감을 머금은 톤으로 마지막 후렴으로 가는 길을 매끄럽게 이어준다. 우리가 기대하던 멜로디컬 한 리프는 곡이 끝나갈 때가 되어서야 전면에 등장한다.

‘Dark Necessities’는 “나는 프루시안테와 다르다!”는 조시 클링호퍼의 도전이자 밴드의 실험이다. 제 2의 프루시안테를 억지로 만들어 낼 바에야 제 1의 클링호퍼와 함께 새로운 RHCP의 사운드를 구축하겠다는 실험 말이다. 그런데 어째 낯설지가 않다. 과거에도 밴드 구성 외의 다양한 소리를 끌어들이려는 시도를 RHCP가 꾸준히 보여온 까닭이다(가령 ‘Snow (Hey Oh)’ 같은 곡). 실험의 개시를 알린 지금, 승패 여부가 달린 6월이 기다려진다.


아티스트 : Red Hot Chili Peppers

곡명 : Dark Necessities

발매일 : 2016.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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