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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개 뮤직 Jul 07. 2016

Ultra Korea 2016의 가장 빛난 다섯 순간.

ULTRA를 구원한 다섯 순간들.


6월 10~12일. ULTRA KOREA의 다섯 번째 페스티벌이 열렸다. 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행사 기간을 3일로 연장하며 특별함을 더한 ULTRA KOREA는 올해도 부족한 운영이 지적되었다. 유독 늦게 배송된 티켓, 수를 늘렸음에도 부족한 여자 화장실, 메인 스테이지에서 이루어진 인원 통제, DJ Martin Garrix(마틴 개릭스) 타임 중 음향 사고로 날려버린 후반 20분, 정전으로 인해 정상적인 플레이가 불가능했던 매직 비치 스테이지 등 다사다난한 운영을 보여주었다. 때문에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 최대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로서의 위상을 잃지 않을까?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럼에도 ULTRA KOREA의 아티스트들은 뛰어난 공연으로 관객들에게 ULTRA의 위상을 구조하였다.  다사다난한 ULTRA KOREA를 되살린 그 순간들은 언제였을까? 페스티벌이 끝난 후 꽤 시간이 흘렀지만 그 당시를 추억해보고자 한다.



1.CHASE & STATUS – No Problem

첫 번째 하이라이트는 CHASE & STATUS가 No Problem을 플레이한 순간이 아닐까? 첫날의 라이브 스테이지 헤드라이너였던 DNB 듀오 Chase and Status(체이스 앤 스테이터스)은 그 명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영국 런던 출신 팀인 체슷은 국내 인지도는 동 시간대 플레이한 DJ Martin Garrix(마틴 개릭스)에 비해 낮았으나 첫날 라이브 스테이지의 공연은 메인 스테이지보다 뜨거웠다. Chase & Status는 그들의 첫 내한 공연을 통해 폭발적인 에너지를 전달해주었는데, 특히 공연의 첫 곡 ‘No Problem’은 이번 공연의 짧은 예고편으로 느껴질 정도로 밀도 있는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짧은 시간 내에 폭발적인 호응을 유도해낸 첫 곡을 시작으로 Chase & Status의 공연은 ULTRA KOREA 첫날의 마무리를 책임졌다.

공연의 첫 곡. No Problem



2.  NETSKY - RIO

이번 UMF KOREA 2016의 하이라이트에서 DNB 슈퍼스타 NETSKY(넷 스카이)의 무대를 빼놓을 수 있을까? 넷스카이는 작년은 글로벌 게더링, 올해는 ULTRA KOREA를 통해 한국을 2년 연속 내한 공연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공연 바로 직전 새로운 앨범 ‘Ⅲ’을 발표하며 이번 내한 공연의 특별함을 더했는데, 이에 보답하듯 넷 스카이는 역대급 공연을 통해 관객들을 춤추게 만들었다.

ULTRA KOREA 2016 두 번째 날의 하이라이트 무대는 이번 공연의 마지막 곡이자 넷 스카이는 그의 대표 곡이라 할 수 있는 RIO에서 나왔다. RIO의 전주가 시작되고 드럼 비트가 터지기 시작함과 동시에 하늘에서 비가 쏟아지며 몽환적인 풍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RIO가 절정을 향해 감과 동시에 빗 줄기도 강해졌지만 그 순간 그늘로 비를 피한 관객들은 없었다. 걸리적거리는 우비를 집어던지고 모두 뛰놀며 그 순간을 즐기며 무아지경에 빠져든 순간이었다. 이 열기는 메인 스테이지에는 세계적인 DJ 듀오팀 AXWELL&INGROSSO를 즐기다 잠깐 쉬러 나온 사람들까지 라이브 스테이지로 이끌었다. 마지막 곡이 끝난 후 모든 것을 불태운 듯 무대를 내려가는 넷스카이의 모습에서 메인 스테이지가 아닌 라이브 스테이지를 선택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던 공연임을 느꼈다.

유튜브 아이디 jinu gee님의 넷 스카이 RIO 영상.



3. JAUZ – Rock The Party

세 번째 하이라이트는 베이스 뮤직 아티스트인 JAUZ(자우즈)의 공연에서 나왔다. ULTRA KOREA를 통해 6.12(일)의 헤드라이너로 내한한 자우즈는 강한 베이스 중심의 선곡과 함께 그의 트레이듣 마크인 마이킹(마이크를 사용하여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하는 것)을 통해 스테이지를 뒤집어놨다. 특히 자우즈는 폭넓은 장르의 음악들을 뒤섞어 틀은 점이 인상 깊었는데 트랩, 힙합, 빅 룸, 누 디스코 등 기존 빅 룸 하우스 위주의 음악이 플레이된 메인 스테이지에서 느낄 수 없었던 신선함을 관객들에게 주었다. 기존의 메인 스테이지 스타일과 맞지 않았다고 지루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우즈는 ULTRA KOREA 2016에서 손꼽을 정도로 객석을 흔들어 놨는데, 잠시라도 지루해질 틈 없이 마구 치고 달렸다.

자우즈의 공연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순간은 그의 대표 곡이라고 할 수 있는 Rock The Parthy(롹 더 파티)가 플레이된 순간이다. 자우즈는 대중적인 Daft Punk의 Hader Better Faster Stronger를 플레이하여 객석의 분위기를  한 껏 고조시킨 후 Rock The Parthy를 플레이하였다. 그리고 이 순간 그의 마이킹이 더해지며 자우즈는 말 그대로 관객들의 조련사가 되었다.

유튜브 계정 sangeon park님의 영상. 9분부터가 하이라이트이다.



4. Deadmau5 – Strobe

네 번째 하이라이트는 DEADMAU5(데드마우스)의 공연에서 나왔다. 마지막 날 메인 스테이지가 아닌 라이브 스테이지에 데드마우스가 공연하는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했는데 메인 스테이지가 아닌 라이브 스테이지, 그리고 이른 시간에 배정된 타임 테이블은 그의 격에 맞지 않게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 시간 메인 스테이지에서 Armin Vann Burren(아민 반 뷰렌)이 플레이하였기에 관객 수가 나뉘어 라이브 스테이지는 여유로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드마우스는 작년 안산 밸리 록 페스티벌의 셋보다  흥미로운 셋을 보여주며 관객들을 들썩거리게 만들었다.

데드마우스는 ‘FML’과 같은 평소 플레이하지 않았던 트랙을 틀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는데, 하이라이트는 데드마우스의 대표곡 중 하나인 Strobe(스트로브)에서 나타났다. 쏟아지는 사이키 조명과 레이저와 함께 흐르기 시작하는 스트로브의 전주는 관객들을 순간적으로 입 벌리고 감탄하게 만들었고, 몇몇 관객은 아비치를의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향하던 메인 스테이지를 등지고 돌아와 이 순간을 즐겼다. 전 날 내린 비로 시원해진 여름 밤하늘 아래 몽환적인 조명과 함께 플레이된 Strobe는 잠시 모든 안 좋은 일을 잊게 만들었다. 데드마우스의 클래스를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유튜브 아이디 Seong Gwan Park님이 촬영한 Strobe.

*공연 중 관람객 한 명이 무대에 난입했다가 가드에게 제압당하기도 하였는데, 데드마우스는 이 광경을 본 뒤 어깨를 한번 갸웃할 뿐 공연을 계속했다.

*데드마우스의 공연 준비 중 라이브 스테이지에서는 DJ ERIC PRYZ(에릭 프리즈)의 명곡인 OPUS가 플레이되었다. 최근 데드마우스가 에릭 프리즈와 함께 활동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꽤 인상 깊은 순간이다.



5. AVICII – Levels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AVICII의 LEVELS이다. 이번 ULTRA KOREA는 AVICII(아비치)의 공연을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아비치가 건강 상의 이유로 올해를 마지막으로 공연 활동을 잠정 중단할 것이라 선언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번 ULTRA KOREA는 아비치를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여겨졌고, 아비치의 공연은 반드시 관람해야 할 공연으로 여겨졌다. 실제로 마지막 날 ULTRA KOREA의 대부분의 관객은 아비치를 보기 위해 메인 스테이지에 몰렸다.

그리고 그득해진 메인 스테이지로 아비치가 올라왔다. 아비치는 관객들에게 보답하듯 자신의 히트곡을 메들리로 플레이하며 떼창을 유도했다. Wating For Love, Super Love, Dear Boy, Hey Brother들이 플레이되었고 ULTRA KOREA 마지막 무대를 위한 수많은 폭죽과 레이저 가 사용되었다.

그리고 공연 막바지 아비치 최고의 히트곡 LEVELS가 플레이되었다. LEVELS는 전주부터 끝까지 하나의 트랙이 완전하게 플레이되었는데, 마지막까지 LEVELS를 기다려 온 관객들의 소망을 완벽하게 충족시켜주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LEVELS의 원곡뿐만이 아닌 SKRILLEX(스크릴렉스)가 리믹스한 덥스텝 버전을 함께 플레이하였다는 것이다. 스크릴렉스 버전의 LEVELS는 손에 꼽히는 명 리믹스 버전이지만 아비치가 이번 공연에서 플레이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덥스텝 버전의 LEVELS는 아비치의 셋을 보다 다채롭게 만들었고 덥스탭 드랍을 통해 관객들의 몸을 흔들어 놓았다. 이 순간이 대부분의 관객들이 상상했던 ULTRA KOREA 2016의 하이라이트가 아니었을까?

유튜브 아이디 김지원님의 LEVELS 영상. 초반 컨츄리 음악은 아비치의 장난이 아니었을까?



다사다난했던 올해 ULTRA KOREA에서 위 다섯 순간 외에 인상적인 순간이 있을 것이다. 많은 매력적인 아티스트들이 참여했고 관객들마다 취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RABBIT IN THE MOON, ANSOLO, FRED FALKE의 공연을 관람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평소 접할 수 없었던 뛰어난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볼 수 있는 것은 ULTRA KOREA의 큰 장점이다. 올해도 이러한 장점은 지켜졌다.

그러나 ULTRA KOREA의 운영에 대한 아쉬움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매년 지적되었던 운영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ULTRA KOREA는 5년 계약이었던 것을 연장하며 내년에도 계최될 것이다. 그러나 잠실 올림픽 경기장에서 개최는 어려워 보인다. 5년의 장소 임대 계약이 연장되었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새로운 장소를 찾아야 할 것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처럼, 내년에는 새로운 장소에서 보다 나은 운영을 기대해본다.

*사진 출처- ULTRA KOREA 공식 페이스북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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