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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 빗소리 Oct 05. 2024

까마귀 두 마리

VOL.21 / 2024. 10월호. 짧은 시_2

까마귀 두 마리



헐떡이는 숨을 참고

산 위에서 내려다보는

초록빛 나무들의 지붕


그 위를 통통

튀어 오르는 검은

고양이들처럼


서로 엉키며 떨어지며

엎치락뒤치락

여름의 푸른

이파리들을 깃털처럼

떨어뜨리기도 하면서


저 까마귀들 싸우는 건가, 장난치는 건가

내가 물을 때


꼭 우리 같네

그것은

너의 말


초록의 온 세상은 한순간에

드넓은 둥지

최대의 격전지


내가 빤히 쳐다보자

네가 웃었다


활짝 편

검은 눈썹 한 쌍이

하늘 위로 나란히

날아올랐다



허민 – 2015년 웹진 『시인광장』 신인상으로 시를, 2024년 계간 『황해문화』 창작공모제를 통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시집 『누군가를 위한 문장』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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