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성장통
20대 후반의 기획자인 나는, 성장통을 겪고 있는 중이다.
'회사' 안에서의 나, '사람들' 안에서의 나, '나 자신'과의 관계 속에서 겪는 수많은 시행착오.
나는 이 성장통을 잘 견디고, 성장하길 바라며 나의 성장 기록들을 남기려 한다.
나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주변 사람들은 열정이 많고, 바쁜 아이라고 표현한다.)
28살이 된 나를 돌아보면, 정말 숨 가쁘게 달려왔다. 음악 전공생인 나는, 어릴 땐 ‘음악’이란 세상 안에서 경쟁하느라 바빴고, 성인이 된 후부터는 기획자라는 포지션으로 음악이 아닌 ‘다른 세상’에서 경쟁하기 위해 늘 뒤처지지 않으려 달려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일상에서 작은 일에 행복할 줄 아는 사람, 도움의 손길을 먼저 내밀 줄 아는 사람, 선한 ‘꿈’을 가진 사람이었다. 이런 것들은 내 삶의 원동력이자, 나를 빛나게 하는 이유였다.
하지만 회사 안에서 나는 언젠가부터 점점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일상에서 작은 행복을 느낄 여유가 없어지고, 선한 의도는 언젠가 ‘호구’가 되어버리고, 100%의 노력은 200%의 노력을 요구받는 삶을 감당해내야만 했다.
이미 물이 팔팔 끓고 있는 냄비는, 그 안에 온도가 얼마나 높은지 눈으로는 알 수가 없다. 그렇지만 계속 그렇게 놔두다 보면, 물이 다 졸아버린다.
그래서 잠시 멈춰보기로 하였다. 물이 다 졸아버리기 전에, 빛이 사라지기 전에.
생각에만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겪고 있는 성장통을 있는 그대로 마주해보기로 하였다.
이 기록들이 짧은 미래의 나에게는 성장하는 계기가 되고, 단단해져 있을 먼 미래의 나에게는 추억할 수 있는 기록이 되길. 나와 같이 성장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공감과 위로가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