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06 수
저번주에 미친 스케줄 이후로 엄청난 감기 몸살과 함께 일주일을 앓아누웠다.
이야기는 저번주 수요일부터..
화요일부터 슬슬 아프더니 화요일 데이 스케줄을 취소해 줬고 수요일은 원래 데이오프였는데 정말 아파서 죽을 것만 같았다. 결국에는 수요일에 화병까지 도져서 펑펑 울고 집에 있던 가장 나이 많은 워커 수에게 울면서 팀 (호스트 대디)는 내 생각은 전혀 안 하고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스케줄 마음대로 추가하고 결국엔 난 이렇게 아픈데 화가 나서 도저히 잠도 잘 수가 없다고 이야기했다. 수가 내 상태를 보더니 깜짝 놀라서 나보고 일단 쉬고 아이들에게 옮길 수도 있으니 방에서 나오지 말라고 (수는 확신의 T ㅋㅋ) 자기가 팀한테 말하겠다면서 나를 달래줬다.
이미 기분이 상할 대로 상해버리고 정말 몸이 부서질 듯이 아팠다. 손가락 마디마디가 다 아팠고 정말 오랜만에 느끼는 화병과 잠도 못 잘 정도로 두통은 심했었다.
결국 수요일 저녁에 팀에게 지난 주말에는 고마웠다고 문자가 왔는데 엎드려 절 받는 느낌이어서 기분은 그냥 계속 안 좋았다.
수가 약 먹으라고 갖다 줬는데 약은 유통기한이 3년이나 지나있길래 그냥 바로 버리고 끙끙 앓으면서 수요일을 보냈다. 수요일 밤에는 에스더가 오는 날인데 에스더가 나를 보더니 자기가 가지고 있는 상비약을 주면서 이거라도 먹으라고 했다. 다행히 효과가 조금은 있었지만 이미 너무 아파버린 나는 정말 이러다 호주에서 죽으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까지 들었다.ㅋㅋ(지금이야 웃으면서 이야기하지만 저번주에 진짜 심각했음)
결국 팀이 이번 주 스케줄을 다 취소해 줬다. 아니 일단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사람 일 시키면 되겠냐.
그렇게 수요일은 분노와 고통.. 의 하루였.
목요일은 조금 괜찮아진 듯해서 산책을 나갔다. 금요일 저녁부터 아예 집 밖으로는 단 한 발자국도 못 나가서 걷는 것도 너무 힘들었지만 바깥공기를 마시고 싶었다. 오랜만에 바깥바람도 쐬니까 조금 살만했는데 그것이 잘 못된 선택이었다.
금요일은 다시 몸이 부서질 정도로 아프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목요일에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밖에 좀 오래 앉아있었더니 감기가 훨씬 심해졌다.
결국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한 발자국도 안 나가고 집에만 있었다.
토요일은 그냥 하루 종일 잠만 잤다. 일부러 먹고 바로 자고 먹고 바로 자고 했다. 그러니까 확실히 조금 나아졌다.
일요일은 드디어 사람구실(?)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괜찮아졌다. 근데 계속 빵이나 라면만 먹으니까 너무 밥이 먹기 싫어서 그냥 거의 굶었다. 이곳에 와서 가장 강렬히 한식이 먹고 싶었다. 시티까지 가기엔 너무 힘이 들고 그래서 그냥 전자레인지에 계란 풀어서 야메 계란찜을 먹고 버텼다.
그리고 원래 일요일은 내 주급날이다. 근데 아무리 기다려도 페이슬립이 안 날아오길래 뭐지 했더니 이번 주에 20시간 이하로 일했다고 얄짤없이 페이도 안 줌.ㅋㅋㅋㅋㅋㅋ 진짜 이때는 화도 안 나고 와 이제는 진짜 이곳에서 나오라는 계시는구나 하며 그냥 어이가 없었다. 내가 누구 때문에 일주일을 나가지도, 밥도 제대로 못 먹으면서 죽을 듯이 아팠는데 이런 거엔 참 칼 같은 사람이다. ^^
진짜 어이가 없었다. 저번 주에 월요일 강제 추가 근무 + 데이 근무 + 나이트 쉬프트 이렇게 총 하루 일하고 그 이후로 아프기 시작한 건데 아주 얄짤 없으시네요.
그렇게 어이가 없고.. 새로운 주가 시작 되어 이번 주부터 다시 쉬프트를 받기 시작했다. 월요일이 데이오프여서 곧 세컨드 따러 떠날 한국인 언니를 마지막으로 만났다. 월요일도 컨디션이 좋지는 않았는데 당장 한식을 먹지 않으면 귀국해 버릴 것 같아서 언니와 맛있는 걸 먹고 작별을 했다.
아픈 일주일 내내 거지 같은 것만 먹다가 한식을 몇 주만에 먹으니까 그냥 아픈 것이 잠깐 잊혔다.ㅋㅋㅋ 그렇게 월요일은 나름 잘 보냈다.
어제 화요일부터 일을 시작했는데 어제 정말 확신이 섰다. 나 이 집에 정이 완전히 사라졌구나. 나 빨리 떠나야겠다는 생각만 머릿속을 지배했다. 아무리 말을 안 들어도 아이들은 귀여웠었는데 이제는 아이들 조차 예뻐 보이지가 않고 귀찮았다. 물론 아직도 몸이 완전히 회복된 게 아니라 그런 걸 수도 있는데 그냥 모든 게 다 짜증 나고 귀찮았다.
그렇게 나는 다음 주안에 이 집에 나간다고 노티스를 줄 계획을 하게 되었다.
정말 그동안은 아이들 보고 참고, 아이들이 어쩌면은 상처받을까 봐 또 참고, 호스트 부모들도 힘들 걸 아니까 참았는데 그동안 겪은 이야기와 이번에 있었던 일들을 친구들에게 했더니 애들이 그거 쓸데없는 오지랖이고 그 사람들은 네가 그런 생각하는지도 모른다면서 나를 정신 차리게 해 줬다.
버전 2 에이미, 에이미 2.0이 되기 위해 저는 떠나기로 정말 단단히 마음먹었습니다.
에이미 파이팅!!!!!!!!!!!!!!!!
사실 너무 불안해요)
#워킹홀리데이
#오페어
#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