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my moong Jun 20. 2020

낡은 감성이 주는 따뜻함

포르투갈만의 특별한 아름다움



어쩌면 유럽여행 중에서 가장 기대했던 국가 중 하나는 포르투갈이 아니었나 싶다.

예전에 스페인을 여행할 때 가지 못했던 아쉬움에 집어넣었던 포르투갈 여행.



처음 도착한 포르투와 리스본의 느낌은 이상하게도 나의 고향, 부산과 같았다.

유난히 많은 돌길과 오르막길에 숙소 가는 길부터 힘들었지만 그만큼 더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해주었고 이상하게도 부산에 온 느낌에 정감이 갔다.


포르투의 아름다움

이 작은 마을이 주는 장점은 바로 튼튼한 두 다리로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점.

이 두 다리로 포르투의 아름다움을 즐기기 시작했다.



아줄레주 벽화로 가득한 아름다운 기차역, 상 벤투 역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이자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의 영감을 받은 서점, 렐루 서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맥도널드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카페.


사실 맥도널드와 카페는 기대 이하이긴 했지만

렐루 서점만큼은 입구부터 깔려있는 레드카펫에서 품어져 나오는 고풍스러움과 그것과 연결된 계단, 화려한 인테리어로 잊혀가던 해리포터 시리즈가 다시금 기억이 날만큼 아름다운 곳이었다. 


포르투의 해 질 녘을 즐기기 위해 동루이스 1세 다리를 건넜다. 바람이 계속 불어 코찔찔이로 걸어갔지만 내 머리 위로 날아다니는 새들과 옆으로 지나가는 트램과 길게 펼쳐져 흐르는 도루우강과 이 모든 것을 배경으로 저물어가는 해의 모습은 참 평화로웠다. 이 평화로움을 그대로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난 말없이 계속 걸었다.



이윽고 도착한 노을 포인트에서 바라본 해 질 녘 노을은 듣던 대로 너무나도 낭만적이었다.

사실 그 노을 자체가 다른 곳보다 유난히 아름다웠다기보다는 노을을 바라보는 그 언덕의 분위기가 참 낭만적이었다.

다들 맥주 한 캔씩 사들고 돌덩이 위에 앉아 서로 바라보는 모습에서, 고요한 듯한 그곳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웃음소리에서,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노을을 기다리는 뒷모습에서 그곳만의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그곳만의 여유와 평화로움이 묻어져 나와 그 어느 장면보다 낭만적이고 아름다워 보였다. 연이어 아름다운 붉은 색감의 노을로 가득한 하늘까지 배경으로 깔리자 이곳은 낭만적일 수밖에 없는 곳이 되어 버렸다.


그곳 사람들과 함께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들의 여유와 평화로움 속에서 그저 저 하늘만 바라보고 있어도 행복했다. 

‘예쁘다’는 표현보다는 오히려 ‘아름답다’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는 곳. 

정말 낭만적이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곳. 

바로 이 것이 포르투의 해 질 녘의 모습이었다.


리스본의 아름다움

버스를 타고 도착한 리스본에 내리자 이 곳 역시 부산의 느낌이 가득했다.

4월 25일 다리는 흡사 부산의 광안대교를 닮아있어 부산을 더 느낄 수 있어 포근했다.



이곳에서 며칠 지내다 보니 사람들이 왜 ‘리스본, 리스본’하는지 알 것만 같았다.

사실 이렇다 할 특별한 이유는 없는데 길거리 벽화와 허름하고 낡은 건물들로 가득 차있는 이 곳의 거리는 그냥 그 구석구석에서 풍겨져 나오는 분위기 그 자체가 참 매력적이었다.



그중에서 가장 매력 포인트는 바로 낡은 트램.

그 낡은 전철이 옆으로 지나가기만 하면 바라보게 되고

그 낡은 전철이 눈앞에 있으면 너도나도 사진을 찍어댄다.


그 낡은 전철이 주는 감성은 무엇일까.

세련됨이 가지지 못하는, 그 오래됨이 주는 감성은 무엇일까.


그곳에서 낭만을 느끼는 우리는 어쩌면 깨끗하게 잘 정돈된 곳에 서서는 느낄 수 없는 옛날의 오래된 감성과 그것에서 느낄 수 있는 따뜻함이 좋은 것은 아닐까.  


고작 낡은 트램일 뿐인데 이걸 타고 바라보는 바깥 풍경은 또 예술이다.

오르막길이 많은 만큼 트램 타고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며 바라보는 풍경은 그만큼 또 예술이다.


근교 소도시의 아름다움


포르투와 리스본은 그 도시만으로도 아름답기는 하지만 근교 소도시까지 함께 하면 그 매력이 배가 된다.

 

포르투 근교 아담한 어촌마을 이베이루를 지나 도착한 ‘줄무늬 마을’이라 불리는 코스타노바는 

알록달록 색감의 줄무늬 집들이 줄지어 있고 이것들은 맞은편 해변과 함께 휴양지 느낌을 물씬 풍긴다.

리스본 근교의 아담하고 아기자기한 마을인 오비두스에서의 초콜릿 진자 한잔과

노랑, 주황, 연보라 색감이 어우러진 신트라 성이 뿜어내던 그 신비로운 분위기는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여러 곳곳의 다른 색깔의 아름다움은 나의 포르투갈 여행에 특별한 아름다움을 쥐어 주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정말 잘 왔다, 여기 몰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