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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는 건

브로콜리를 내 손으로 샀다

by 유 매니저

어른이 된다는 건 뭘까?

국가에서 정한 성년의 나이에 도달하여 성인 요금을 내는 성인이 되는 것과 어른이 된다는 건 다르다.


2013년 정도에 첫 취업을 준비할 때, 제일기획의 인적성 검사를 봤었다. 그 때 단어 두 개를 주면서 그림으로 표현하라는 게 있었는데, 그 때 한 세트가 어른-성인이었다. 성인은 법적으로 술, 담배, 19세 영화 관람 등을 할 수 있는 것이고, 어른은 단순히 그런 법적인 것보다 조금 더 성숙한 느낌을 포함한다.


경제적으로 부모한테 독립하면 어른이 된 걸까?

각종 세금을 내고 소득공제 방법을 알아보면 어른이 된 걸까?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당황하지 않고 잘 처리하면 어른이 된 걸까?


사람마다 이런 저런 기준이 있겠지만, 내가 어른이 되었다고 느꼈을 때는 "브로콜리를 내 손을 샀을 때"이다.


브로콜리라고 말했지만, 꼭 브로콜리일 필요는 없다. 내 손으로 싫어하던 채소를 살 때가 어른이 된 걸 느끼는 시점 같다. 여러 채소 중에서 만만하게 내가 좋아하는 채소들이 있는 반면 (내 경우는 상추, 오이, 양배추), 매우 안 좋아하고 내 기준에서 별로 활용도가 없는 채소 (브로콜리) 가 있는데, 안 좋아하는 채소를 구매한다는 건 건강을 생각하기 때문이고, 건강을 생각하는 게 자연스러워지는 나이가 되었고, 그걸 내 스스로 받아들인다는 건 아무래도 어른이 된 게 맞다.


브로콜리는 라이블리 스무디를 만들어 먹으려고 샀다. 오이를 거의 매 끼니마다 먹고 양배추를 고기나 새우랑 볶아서도 자주 먹지만, 아무래도 채소를 그렇게 많이 먹지는 않는다. 이제는 정말 건강을 생각해야되는 나이가 되어서 이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내 손으로는 절대 만들어 먹지 않았던 채소 스무디를 만들었다.


초심자 버전은 아래 재료들이 들어가는데, 생각보다 맛이 괜찮았다.


-양배추

-브로콜리

-아보카도

-레몬즙

-알룰로스

-물

그리고 확실히 화장실을 갈 때 굉장히 효과가 좋은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남편한테 물어보니 남편도 느꼈다고 한다)


양배추랑 브로콜리는 그냥 넣으면 안 되고 한 번 쪄서 넣어야 되는데, 찬물에 식힌 다음에 넣어야 갈변이 안 된다고 해서 얼음물에 식히기까지 했다. 씻고, 찌고, 식히고, 잘라서 갈고, 통에 소분해서 넣어 놓고. 꽤나 번거롭다. 예전에 엄마가 만들어줬었는데. 엄마 생각이 났다. 그 때 먹기 싫고 맛 없다고 잘 안 먹었는데, 과거의 나 반성해라!


한국에서 쓰던 220v 믹서기 말고 새롭게 110v인 닌자 믹서기를 하나 구매했다. (220v도 승압기 이용해서 한 번 사용해 봤는데, 사용 자체는 되긴 하는데, 뭔가 승압기에서 소리도 나고 시원치 않은 거 같아서 새로 샀다)


(참고) 미국에서 220v 가전 쓰기 (변압기, 돼지코) 글

https://brunch.co.kr/@amynote/39


(참고로 내가 이번에 구매해서 쓰고 있는 닌자 블렌더 - 오토 블렌드로 구매했다)

아마존에서 구매했다 (#내돈내산)

https://a.co/d/fnoh7ad


귀찮지만 꾸준히 만들어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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