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을 잡지 못하면 비즈니스는 성장할 수 없다
SaaS와 같은 구독형 비즈니스에서는 신규 매출 외에도 이탈을 방지해서 반복 매출을 계속 발생시키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이탈을 잡지 못하면 절대로 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가 아니다.
신규 매출을 위해 세일즈가 있다면, 이탈 방지와 반복 매출을 위해서 CSM이 존재한다.
사업 초반에는 사실 이탈이 많지 않다. 고객들도 구매하자마다 바로 이탈을 하지는 않고, 초반에는 고객사가 별로 많지 않기 때문에 이탈을 방지하는 일이 비교적 수월하다.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고 1년 정도가 되었을 때부터 이탈이 슬금슬글 발생하게 될 것이다. 고객사도 어느 정도 쌓였기 때문에 모든 고객사를 전방위적으로 방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공 10개로 저글링을 하면 아무래도 공 2개로 저글링을 할 때보다 공을 놓칠 확률이 높아진다. 고객사가 많이 늘어나게 되면 시스템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고, 예상되는 목표 이탈률 등에 대해 현실적인 조정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이탈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왜 이탈이 발생하였는지를 계속 누적해서 분석해야 한다. 이탈 건수가 몇 개 안 될 때에는 따로 기입하지 않아도 괜찮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나중에 분석을 위해서는 누적하여 기록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
앞에서 VOC 분석하는 법에 대해 글을 썼는데, 이탈 분석 역시 본질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이탈이 발생하면 그 케이스를 정형화하고, 카테고리로 나눠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참고) VOC 분석하는 방법에 대한 글
https://brunch.co.kr/@amynote/7
가장 중요한 것은 이탈 사유를 수집하는 것이다. 이탈 사유를 잘 수집해 오는 것도 CSM의 중요한 역량이다. 이탈 사유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 들어, 간혹 잠수 이별을 당하듯이 잠수 이탈을 당하는 경우가 있다. 다른 예로는 담당자가 이탈 의사를 표명하고 결제 수단을 제거하거나 계정 삭제를 했는데, 이메일이나 전화에는 응답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고객사에서 이탈 사유를 말해주더라도 항상 진실이라는 보장이 없다. 인간 대 인간의 관계이기 때문에 보통은 좋게 좋게 끝내고 싶어한다. 고객사에서 자주 쓰는 표면적인 이탈 사유는 회사 내부의 예산이 감축되어서 솔루션 사용이 어렵게 되었다가 있을 것이다. 실제로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내가 느끼기로는 보통 솔루션이 별로여서 안 쓰는 경우에도 겉으로는 저렇게 말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관련해서 CSM 관련 해외 책을 읽어보면, 컨설팅 회사와 같은 제3자 회사 (third party)를 이용하여 이탈 사유를 객관적으로 수집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하는데, 한국에서 가능할지 모르겠다. CSM 담당자한테도 제대로 말을 안 해주는 것을 굳이 시간을 들여서 제3자 회사에게 말을 해줄 것 같지는 않다.
카테고리화를 할 때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너무 구체화하지 않는 게 좋다. 일단 3-4가지로 시작을 하고, 상세 내용은 별도로 기입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이탈 고객사가 늘어나면서 정해 놓은 카테고리에 들어가지 않는 특정한 사유가 누적이 된다면 새로운 카테고리를 추가할 수 있다. 최대한 중복되지 않게 카테고리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탈 사유의 카테고리의 예시로 몇 가지를 들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 비즈니스 악화 (예산 감축, 회사 폐업 등)
- 경쟁 솔루션으로 변경 (원하는 기능의 부재, 잦은 버그, 금액 등)
- 의사 결정권자가 변경됨
2번에서 카테고리화를 할 때, 사유 자체가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유로 인한 것인지 "개선이 가능한" 사유로 인한 것인지를 구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고객사가 폐업을 하거나 다른 회사에 인수가 되는 상황에서 이탈을 할 수밖에 없다면, 실질적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반면 원하는 기능이 부재하거나 잦은 버그로 인해 이탈을 하는 경우에는 내부적으로 어떻게 개선을 할 것인지 논의해볼 수 있다. 여기서 또 중요한 점은 회사의 방향성에 맞는 경우에만 반영을 해야 된다는 점이다.
추가적으로 다음과 같은 항목들을 분석하여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특정한 세일즈 담당자의 고객사들이 주로 이탈을 한다면, 해당 세일즈 담당자의 세일즈 과정에서 잘못된 점은 없는지 체크해볼 수 있다. 만약 특정한 산업에서 유난히 이탈이 잦다면, 그 산업은 우리 솔루션을 통해 가치를 얻기 어려운 경우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그 업계는 제외하여 마케팅 및 세일즈를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 몇 개월을 사용하였는지
- 담당 세일즈는 누구였는지
- 담당 CSM이 누구였는지
- 어떤 산업에 속해 있는지
- 딜 사이즈는 얼마였는지
- CSM의 리소스는 얼마나 들어갔는지
- 어떤 기능을 주로 사용하고 어떤 기능은 사용하지 않았는지
아직 이탈에 대해 제대로 다 까서 분석해본 적이 없는 조직이라면, 이번에 한 번 제대로 까서 분석해보면 좋을 것 같다. 생각지 못한 인사이트를 발견하게 될 수 있을 것이고, 이탈을 제대로 잡지 못한다면 비즈니스가 성장하기 어렵다는 점을 항상 기억하도록 하자.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추가해보자면 이탈에 대한 고민은 CSM에게만 미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조직 전체가 이탈에 대한 고민을 함께해야 더 좋은 프로덕트, 더 적합한 고객, 발전된 전략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